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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사이버·하이브리드 전쟁에 대한 대비

2022-04-14

박헌경
박헌경 변호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한 달이 지났지만, 전쟁의 양상은 장기전으로 흐르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 1월13일 밤 대규모 해킹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외교부, 재무부 등 7개 부처와 국가 공급 서비스 같은 주요 홈페이지를 마비시켜 우크라이나의 전자여권, 백신증명서 같은 각종 개인 정보가 유출되었다.

이는 군사 공격에 앞서 사이버전으로 사회 혼란을 부추겨 전의를 상실케 하는 '하이브리드전쟁'의 전형을 보여주었다.

사이버전의 경우 상대국의 인터넷망을 교란, 마비시키는 사이버 공격, 해킹을 통한 정보 탈취 못지않게 거짓 정보 유포 등을 통한 정치 선동 및 심리전이 중요해지고 있다. 사이버전은 과학기술의 발달과 미디어 접근성의 확대, 인터넷과 금융시스템 등을 통한 전 세계의 연결성 강화에 힘입어 더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최근 잇따라 미사일 도발을 감행하고 있는 북한은 러시아, 중국에 이어 세계 최고 수준의 사이버 전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모든 사물을 인터넷으로 연결하는 사물인터넷과 무인자동차, 메타버스 등 사람들의 일상이 빠르게 디지털로 전환되는 가운데 해킹 위협 역시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북한은 대남 공작의 총본산인 정찰총국 산하에 모두 7천여 명의 해커를 양성하여 사이버전 공격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반면 우리 군 당국이 사이버전에 대비하여 집중 훈련시킨 전문인력은 군을 떠나고 있다고 한다. 대학과 연계한 '사이버 전문 사관' 제도를 통해 전액 장학금까지 주면서 장교들을 길러냈지만 정작 이들은 장기복무는 외면하고 군에 남겠다는 인원은 고작 7%에 불과하다고 한다.

북한과 비교하여 우리 군의 사이버작전사령부 정원은 1천여 명 정도로 북한이 7배나 많다. 이마저도 절반 이상이 초급 수준이어서 실제 작전에 투입되기에는 능력이 한참 떨어진다. 이에 반하여 북한은 고도의 집중적인 교육을 통하여 최고 수준의 해커 전사들을 양성해왔다. 북한과의 교전이 일어난다면 북한의 막강한 해커 전사들은 우리의 국가 시스템을 한순간에 마비시키고 최첨단 군사 장비조차 무용지물로 만들 수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과 해커 전사라는 비대칭 전력에 대응하여 우리도 이에 상응하는 비대칭 전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크라이나는 1991년 독립할 때 영토 안에 1천400개가량의 핵탄두가 있었으나 94년 핵무기를 포기하면서 그 대가로 미국, 러시아에서 경제 원조와 불침 약속의 각서를 받았다. 하지만 그 각서는 휴지 조각일 뿐이었다. 우크라이나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았다면 러시아가 쉽게 우크라이나를 침략할 수 없었을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켜보면서 북한은 절대로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이 절대로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우리도 북한의 핵미사일이라는 비대칭 전력에 대응하여 이에 상응하는 비대칭 전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북한의 막강한 해커 전사라는 비대칭 전력에 대응하여 우리도 이에 상응하는 비대칭 전력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징병제 하의 50만명의 군인 중 최소한 10만명에게 IT기술, AI, 빅데이터 등 4차산업혁명에 따른 지식과 기술을 연마시켜 4차산업혁명에 맞는 인력을 양성시키는 동시에 사이버전 대응 능력을 갖추게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사이버작전사령부 정원을 1만명으로 늘려 북한의 7천여 해커 전사에 대한 대응 전담병력으로 집중 교육하고 양성시켜야 한다. 이들은 실제 전투를 할 필요가 없으므로 남성으로 구성할 필요가 없다. 여성과 특히 장애인들 중심으로 사이버 전사를 뽑아 북한의 해커 전사에 대비하는 동시에 여성과 장애인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다. 컴퓨터를 다루는 사이버전에는 섬세한 여성과 장애인들이 더 적합할 수 있다.

박헌경(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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