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전문 기자인 저자 숫자편향 고찰
오용되는 숫자 구별할 수 있도록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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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0대 대통령선거일인 지난달 9일 오후 대구 달서구 한 투표소 앞에서 공중파 출구조사원이 출구조사를 하고 있다. '위험한 숫자들'의 저자는 선거 여론조사의 결과와 관계없이 사람들은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의 당선을 확실시하며 각기 다르게 숫자를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영남일보 DB> |
숫자는 우리 일상에 늘 함께한다. 아침마다 휴대전화로 받는 코로나19 확진자 수 문자 메시지, 오전 9시 주식시장 개장과 함께 확인하는 증시현황 등 숫자는 생활에서 늘 빠지지 않는다. 우리 삶을 지배하는 숫자도 있다. 신용점수는 알게 모르게 우리 삶을 결정한다. 신용점수가 낮다면 신용카드 발급이 쉽지 않다. 그뿐만 아니라 대출도 하기 어려울 수 있다. 반면 점수가 높다면 우대이율까지 받기도 한다.
생활 속에 자리 잡은 숫자는 유용하기도 하지만 인간이 왜곡된 사고를 하게 만들기도 한다. 2016년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뽑은 미국 대선에서 많은 신문은 사전 여론조사가 크게 빗나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오차범위를 고려한다면 대체로 여론조사 예측은 정확했다. 하지만 사람들과 언론사들은 각자 자신이 지지하거나 예측했던 후보의 당선을 확실시하며 각기 다르게 숫자를 해석했다.
수학 전문 기자인 저자는 크라우드 펀딩 저널리즘의 시초인 '코레스폰던트'에 몸담으며 코로나 바이러스 통계, 인공지능, 미래 예측 등에서 숫자가 어떻게 사용되는지를 심층 취재해왔다. 그 과정에서 구독자로부터 숫자의 오용에 관한 사례들을 수집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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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너 블라우 지음/노태복 옮김/더퀘스트/ 264쪽/1만7천원 |
그는 숫자가 마냥 올바른 길로만 안내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저자는 이 책에서 숫자의 세계가 만들어 놓은 신화를 깨부수며 숫자가 언제 올바르게 사용되고 언제 잘못 사용되는지를 구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자 했다.
저자는 세상을 지배하는 숫자와 인간이 왜 숫자로 실수를 저지르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을 밝힌다. 이 책 이전에도 숫자를 바탕으로 어떤 판단을 할 때 신중하게 해야 한다는 경고는 있었다. '오차범위를 고려해야 한다'라는 말은 여론조사에서 늘 나오는 이야기다. 대표성이 없는 표본추출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도 대표적 사례다.
그는 책에서 자신과 같은 숫자 전문가들에게도 '숫자 편향'이 일어난다는 점을 지적한다. 수많은 통계 전문가들이 왜 담배가 폐암과 관련이 없다고 옹호해왔는지, 보수 성향 잡지의 기후변화 그래프는 왜 기온 변동이 거의 없어 보이는지를 짚는다. 통계에서 숫자가 어떻게 이용되는지를 분석해온 저자 또한 '숫자 편향'에 자신이 빠졌음을 깨닫기도 한다. 저자는 "나는 옳은 해석이 아니라 옳다고 느껴지는 해석을 하는 데 능했다"라며 "알고 보니 나의 뇌도 변호사처럼 움직였다"고 했다.
그렇다면 숫자 사이에 숨겨진 진실은 어떻게 파악할 수 있을까. 저자는 숫자를 의심하는 연습이 답이라고 말한다. 어떤 숫자를 봤을 때 그 숫자를 전달한 사람이 누구인지, 숫자가 표준화된 수치인지, 수집·분석 과정은 어떠했는지 등을 확인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본인이 그 숫자를 보고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스스로 물어보는 과정도 빼놓을 수 없다.
저자는 숫자가 진실을 늘 담고 있지는 않다는 것을 이야기하면서도 "숫자는 죄가 없다"고 강조한다. 그는 "이 책은 사람에 관한 책이며 사람이 생각하는 과정의 실수, 사람들의 직감과 관심사에 관한 책"이라며 "우리는 이 책에서 통계자료에 인종 차별주의를 심어놓는 심리학자, 엉터리로 데이터를 수집하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성(性)과학자, 수치를 조작해 수백만명의 삶을 망가뜨리는 담배 제조업계의 거물 등 숫자를 만드는 사람들을 만날 것"이라고 했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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