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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3일 세계 책의 날을 앞두고 한국도서관협회가 정한 제58회 도서관 주간(12~18일)의 공식표어는 '도서관, 책과 당신을 잇다'이다.
우리나라 민간도서관은 엄대섭 선생의 '마을문고'가 시초다. 그는 1951년 전쟁으로 피폐해진 폐허 속에서 자신이 소장하던 3천여 권의 책으로 울산에서 사립 무료도서관을 최초로 개관했다. 그 후 농민들에게 독서를 권장하기 위하여 탄피통에 책을 담아 마을마다 책의 향기를 실어 날랐다. 시골에서는 도서 서가가 들어오는 날이면 온 마을이 축제 분위기이곤 했다. 새마을문고는 이렇게 마을문고로 시작, 1983년 새마을문고중앙회로 발족했다. 지금은 전국에 1천200여 개의 작은 도서관을 운영하는 국민독서 운동단체에 이르게 되었다.
디지털정보가 홍수를 이뤄도 새마을문고는 여전히 시민들의 삶을 바꾸는 현장이 되고 지역공동체의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사람과 책이 만나는 과정이 문화이고 교육이기 때문이다. 새마을문고는 책과 사람의 힘으로 세상은 한걸음 더 진보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미래세대를 위한 살아 있는 지식 플랫폼으로써 움직이고 있다.
공공도서관이 대형화되고 디지털도서관 등으로 시민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상황이지만 여전히 새마을문고는 문화의 실핏줄이다. 61년째 마을마다 '작은도서관'을 만들고 '작은도서관'이 없는 마을에는 자동차를 활용해 '이동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이동도서관'은 대구 새마을문고가 1984년 전국 최초로 선보였다. 또 독서 권장 운동 국민운동본부로서 42년째 대통령기 국민독서경진대회를 주관하고 있다.
현재 대구 새마을문고에서는 8개 구·군 5천여 새마을문고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작은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아이들과 함께하는 문화공동체를 만드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독서골든벨, 그림그리기 대회, 편지글 대회, 전통활쏘기 대회, 거문고 국악 공연(탁영금의 향기), 어르신 한글교실, 리사이클링 예술작품만들기, 앞산 자락길 시화전, 도서교환전 등의 문화프로그램이 아이들과 시민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올해 도서관 주간에는 대구 어린이집, 유치원생들과 '지구를 구하자! 탄소중립' 그림대회와 학모들의 '치유를 위한 독서 독후감 경연대회'를 진행한다.
'대구정신 이어가기'는 대구 새마을문고의 주요 정책이다. 국채보상운동, 독립운동, 2·28민주운동, 새마을운동을 주제로 여러 프로그램을 운영하였다. 코로나가 숙지게 되면 '대구 정신 이어가기'는 '대구 정신 이어 걷기'로 거듭나려 한다. 대구 정신의 성지를 문화해설사와 조를 맞추어 아이들과 학부모들이 손을 잡고 함께 답사할 예정이다.
대구 새마을문고는 시민을 대상으로 공개 아카데미 강좌인 '새마을문고 문화예술교육대학'도 운영 중이다. SNS로 입소문을 타면서 유명 강사들의 자발적 참여와 봉사로 더욱 풍요로워지고 있다. '명지샘'으로 유명한 이승남 강사의 '행복한 명리학', 이재태 경북대 교수가 수집한 신기한 세계의 종을 전시하고 이를 해설한 '경북대박물관 현장특강', 이중희 계명대 명예교수의 대구미술이 한국근대미술의 뿌리임을 해설하는 '미술관 산책', 공학박사 정왕부의 '메타버스 함께타요', 권순해 전문강사의 '행복한 아이 키우는 스피치' 등이 인상 깊은 강의로 꼽힌다.
앞으로도 우리 곁에서 시민들의 삶을 따뜻이 보듬어 주는 자원봉사의 힘으로 새마을문고는 한걸음 더 나아갈 것이다. 책의 날, 도서관 주간을 맞아 아이들과 함께하는 문화공동체 새마을문고의 문을 두드려 보시진 않으시겠습니까?
이승로 <새마을문고 대구시지부 회장·수성 고량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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