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오후 6·1 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자의 선거운동원이 목에 팻말을 걸고 지역구 주민들을 만나기 위해 걸어다니고 있다. 이자인기자 |
31일 오후 대구 수성구 범물네거리에서 선거운동원들이 피켓을 들고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동현 수습기자 |
31일 오후 4시쯤 선거운동원들이 마지막 선거 유세를 위해 대구 수성구 범물네거리로 향하고 있다. 이동현 수습기자 |
"안녕하세요 어머니. OOO후보에게 꼭 한 표 부탁드립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6·1 지방선거를 하루 앞둔 31일 대구지역 곳곳에선 후보자의 얼굴을 한 명에게라도 더 알리기 위해 막판 스퍼트를 내는 선거운동이 펼쳐졌다.
이날 오후 대구의 한 지역구에선 후보자의 이름, 기호, 소속정당 등이 적힌 단체복을 입고 모자를 눌러쓴 선거운동원들이 2명씩 조를 맞춰 주민들을 만났다. 최고기온 31℃가 넘어가는 땡볕 아래서도 선거운동원들은 지친 기색도 없이 목에 팻말을 걸고 생수를 마시며 주민들에게 연신 인사를 건넸다.
대구의 한 구의원 후보 선거운동원인 김모(여·53)씨는 "이번까지하면 4번째 선거운동 참여다. 오전 7시에 출근해 오후 7~8시쯤 퇴근하는데, 오늘은 조금 일찍 나왔다"며 "날씨가 더워 힘들었지만 내가 응원하는 후보님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힘을 냈다"고 했다.
선거운동원들은 지난 19일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후 13일간 활동했다. 일당 10만 원을 받고 일하는 '단기 아르바이트'이지만, 하루 2만 보를 넘게 걷는 등 체력 소모가 심한 일이기도 하다.
선거운동원 김모(여·60)씨는 "사실 자발적으로 하는 일이라서 정신적으로 힘든 일은 없는 것 같다. 하지만 폭염이 지속되는데다 오래 서 있어야 하다 보니 적지 않은 나이에 신체적으로 무리가 올 때도 있다"며 "가끔은 피켓이 무거워 근육통도 생긴다. 그래도 긍정적으로 선거운동에 임하고 있다"고 웃어 보였다.
또 이들은 후보자를 대신해 선거운동에 나서다 보니, 가끔은 반대 정당 지지자들에게 비난을 듣는 등 '감정노동'에 시달리기도 했다.
선거운동원인 박모(27)씨는 "선거운동을 하다 보면 시장 상인이나 반대 정당 지지자들에게 원색적인 욕을 듣기도 한다"며 "후보자에 대한 험담을 면전에 대고 하는데, 그럴 때면 기분이 나쁘지만, 후보자의 이미지를 위해 참고 넘기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단기 아르바이트일지 언정, 지지하는 후보를 위해 일하는 선거운동원이 대다수였기에 이들은 '결전의 날'을 앞두고 더욱 힘을 내는 모습이었다.
선거운동원 김은정(여·55·대구 수성구)씨는 "평범한 주부지만 평소 후보자께서 지역에 봉사하는 모습이 인상 깊어 수당 보다도 응원하는 마음으로 선거 활동에 참여했다"며 "선거운동을 하면서 '내가 살면서 누군가를 위해 이렇게 열심히 인사를 했던 적이 있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 주민들의 응원을 들으면 보람을 느껴지기도 했다. '유종의 미'를 거두는 하루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이자인기자 jainlee@yeongnam.com
이동현 수습기자 shineast@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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