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청도군수후보캠프 금품제공 녹취파일 허위 조작 정황" 사실로 드러나

녹취파일 속 당사자 "A후보 캠프에서 시켜서 허위로 녹취했다"자백
“선거 끝나면 평생 자식들 먹고 살게 해 주겠다는 말”에 회유돼

경북 청도에서 6·1 지방선거에 출마한 한 군수 후보 캠프 관계자가 캠프 선거운동원에게 상대 후보 캠프로부터 돈을 받았다고 허위진술을 하도록 조작(영남일보 5월28일 인터넷판, 30일자 5면 보도)된 것이 사실로 드러났다.

A후보 캠프의 서모씨가 지난 24일 B후보측이 금품과 향응을 제공했다며 경찰에 고발하면서 증거물로 제출된 녹취파일 속의 당사자인 C씨는 31일 "'A 캠프측에서 시켜서 B후보 캠프 운동원으로부터 돈을 받았다'고 허위 진술했다"고 자백했다.

C씨는 이날 오전 경찰에 출두해 6시간여의 진술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자청해 이같이 밝혔다.

C씨는 "(서씨의 고발장과 함께 증거로 제출된)해당 녹취파일은 지난 15일 오후1시 50분쯤 A군수 후보 캠프의 김모씨(여), 이모씨(여)와 함께 화양읍에 있는 김씨의 복숭아 밭에 모여 해당 녹취파일을 허위로 꾸며 녹취했다. (내가) 녹취파일 속의 당사자가 맞다"고 말했다.

그는 또 "(녹취록 속의)김씨와는 30년 지기이지만 이씨는 (녹취할 때) 처음 본 사이"라며 "이씨는 A 후보의 부인과 외사촌 관계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이씨는 A후보 캠프의 여성회장으로 전해졌다.

허위 녹취과정에 대해 C씨는 "대본은 따로 없었다. 다만 자연스런 녹취를 위해 사전에 연습을 한 뒤 (내가) 편하게 이야기하면 이씨가 자신의 핸드폰으로 녹음했다"고 증언했다.

녹취파일에는 "C씨가 자신의 딸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지난 13일 B후보 선거운동원이 주민 27명에게 1만원의 음식을 제공하고 30만원을 카드로 결제한 뒤 10만원이 든 돈 봉투 27개를 주고 갔다"고 말하는 허위 내용이 담겨있다.

허위 녹취에 가담하게 된 이유에 대해 C씨는 "A후보 캠프에서 선거가 끝난 뒤 많은 포상금을 받을 수 있고 아들과 딸이 평생 먹고살 수 있도록 돈을 주겠다고 해서(넘어갔다)"고 밝혔다.

자백하게 된 동기에 대해선 "모든 것을 자백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자식을 살려야지, 친구가 무엇이라고, 30년 지기인 친구가 저를 이용해 먹고 큰 배신감이 들었다"고 심경의 변화를 밝혔다.

A후보 캠프측은 허위 녹취파일을 조작한 뒤 이를 B후보캠프측을 금품과 향응 제공 혐의로 청도군선관위와 경북경찰청에 제보하고 지난 24일 서모씨도 청도경찰서에 고발했다.

이에 B후보 캠프도 26일 A후보 캠프가 허위진술 사주를 했다고 주장하며 무고 및 명예휘손, 허위사실 유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맞고발한 상태다.

박성우기자 parks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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