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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직업성 만성폐쇄성폐질환

2022-06-07

흡연·유해가스·먼지 흡입 원인
호흡곤란·기침·가래 증상 동반
분진 등 유발 작업장 환경 개선
직장내 금연 분위기 조성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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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기홍 <대한산업보건협회 대구센터 원장>

2020년 산업재해로 인한 보험급여 지급현황을 보면 약 35만명이 6조원가량 수급했고, 이 중에 7만명이 업무상 질병으로 약 2조원을 지급 받았다. 업무상 질병 중에 1만8천명이나 되는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대중에게는 낯선 질환이 하나 있다. 바로 '진폐증'이다. 1960~80년대 광부에게 많이 발생했었는데 고농도의 분진에 오랫동안 노출되어 폐에 분진이 쌓이고 염증반응으로 폐가 딱딱해져서 숨쉬기 어려워지는 병이다. 현재는 줄어들었지만, 2020년에도 1천288명이 새로이 승인되었으며 완치되지 않기에 사망할 때까지 질환자가 누적되고 있다.

직업으로 인한 폐 질환에 진폐증만 있는 게 아니다. 주로 흡연에 의해 생긴다는 폐암도 업무와 관련된 발암물질 흡입으로 발생할 수 있고, 이 외에도 만성폐쇄성폐질환, 천식, 간질성 폐 질환, 과민성 폐렴 등 다양한 폐질환이 작업장의 분진 등에 의해 생길 수 있다. 진폐증은 특정 직업 종사자에게 발생하는 질병이지만, 앞에 언급된 다른 폐 질환들은 비 직업인에게도 흔히 발생했기에 직업병이라는 인식이 약해서 산재 신청을 잘 하지 않았을 뿐더러, 신청하더라도 산재 승인되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여러 연구와 각계의 합의로 인정기준이 확립되고 산재 신청과 승인 건수도 증가하고 있다.

최근 산재 승인이 늘고 있는 만성폐쇄성폐질환은 흡연이나 유해가스, 먼지에 의해서 기도와 폐포가 손상되고 이로 인해 서서히 공기의 출입이 어려워져 호흡곤란, 기침, 가래가 만성적으로 동반되는 질환이다. 2019년 우리나라 40세 이상 성인에서 11.8%(남성 16.3%, 여성 5.9%)가 가지고 있는 흔한 질환이기도 하다. 주된 요인은 흡연이지만 직업적 요인도 10~20% 차지한다고 알려져 있다. 광산에서의 채탄작업, 용접 작업, 터널 공사, 시멘트 제조, 조선업, 철강업, 주물업, 건설업, 조리사 등 다양한 작업과 직종에서 생겨나고 있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이 산재로 인정되려면 분진에 대한 노출 기준과 폐활량 검사에서의 진단 기준에 모두 합당해야 한다. 진단 기준은 폐활량 검사 결과 수치로 정해지는데, 폐 기능 저하로 판단되는 정해진 기준이 있다. 노출 기준은 두 가지 경우다. 고농도로 석탄, 암석 분진, 카드뮴, 흄 등에 20년 이상 노출된 경우와 20년 미만이지만 밀폐된 공간이나 지하 공간에서 고농도로 노출된 경우다. 노출 연 수 기준은 연구결과와 이해관계자들의 사회적 합의에 의해 정해졌는데 영향력 있지만 절대적이진 않다. 분진 농도가 매우 높은 광산의 채탄부들은 10년 이상의 노출에 인정이 되었는데, 최근에는 10년이 되지 않더라도 인정되는 경우가 있었다.

이런 전향적인 판정은 광부의 폐 기능 저하가 노출 초기에 더 심해 짧은 시기에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보험재정과 보장범위의 확대로 인한 복지의 산물이기도 하다.

직업성 폐 질환에 대한 인식과 예방 교육이 부족했던 과거 산업화시대의 일꾼들은 자신에게 생긴 만성폐쇄성폐질환, 천식, 폐암 등이 직업병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기 어려웠다. 2009년 이후 분진, 흄, 유해가스에 노출되는 노동자에게 특수검진으로 폐활량 검사가 확대되어 만성폐쇄성폐질환의 조기 발견의 단초가 되었고, 2015년 이후 건설업의 보건관리자 선임 의무화로 은폐되었던 일용직 건설업 노동자도 산업보건관리의 영역으로 한 걸음 더 들어왔다. 상담을 하다 보면 건설 현장 경력이 20년 이상, 많게는 40년 이상이고 폐기능 저하를 보이는 분들도 다수 보인다. 상당수가 아직도 방진마스크 대신에 면으로 된 목수건으로 입과 코를 막고 일하고 있고, 분진의 노출 기간과 강도를 면밀히 검토해봐야겠지만, 아마도 이분들의 폐 기능 저하는 직업적 요인이 클 것이다.

건설 현장뿐 아니라 분진, 흄, 유해가스가 발생하는 모든 작업장에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회사는 직장 내에 금연 분위기를 조성하고 유해물질에 대한 작업장의 환기 개선에 힘쓰고, 노동자는 금연 노력과 개인 보호구 적극 착용으로 만성폐쇄성폐질환 및 다양한 직업성 폐 질환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탁기홍 <대한산업보건협회 대구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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