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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철 (계명대 경제금융학과 교수) |
가수 이난영은 '목포는 항구다'라는 노래를 불렀다. 노래에 다음과 같은 가사가 포함되어 있다. "그리운 내 고향 목포는 항구다/ 목포는 항구다 똑딱선 운다" 이난영이 간드러진 목소리로 부르는 노래에서 목포는 불현듯 로맨스가 된다.
만일 '대구는 도시다'라는 노래를 이선희가 부르게 된다면 사람들은 대구에 대한 로맨스를 소환해낼까? 엉뚱하게 들릴지는 몰라도 나는 대구와 도시라는 두 단어가 어우러져서 로맨스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한다면 지역에 미래가 열린다고 믿는다. 그리고 사회적 경제는 대구가 도시로서의 규정성을 획득하는 데 혹은 사랑에 빠지는 데 적지 않은 역할이 있다고 본다.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도시의 복잡성(complexity)과 혼종성(hybridity)을 확보하는 데 사회적 경제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사람들은 왜 도시로 몰려드는가? 오직 돈벌이 때문이라고 대답하게 되면 그것은 짚어도 매우 잘못 짚은 것이다. 도시는 사람들이 욕망하는 곳이다. 도시의 복잡성과 혼종성은 사람들의 욕망 원인이자 결과이다. 우리나라에서 도시는 서울뿐이다. 대구는 서울의 위성 도시에 불과하다. 서울을 정점으로 하는 분업 구조 속에서 할당된 기능만 담당하는 껍데기 도시이다.
사회적 경제는 위성 도시의 단색성에 균열을 내는 운명을 태생적으로 타고났다. 도시 내부의 강고한 기득권적 태도와 폐쇄적 부족주의와 사회적 경제는 화해할 수 없을지 모른다. 이러한 불화에 대해 관용적인 태도를 보여야 비로소 대구는 독자적인 생태계를 갖춘 도시로 진화할 수 있다.
둘째 사회적 경제는 로컬 크리에이터의 촉진자이다. 로컬 크리에이터는 두 가지 역할을 동시에 수행한다. 우선 서울 혹은 수도권에 대항하여 독자적인 로컬 혹은 도시를 창조하는 주체의 역할이다. 다른 한편에서는 로컬 혹은 도시 내부에서 끊임없이 기존의 것들을 파괴하면서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모험가로서의 위상을 지닌다.
그렇다면 로컬 크리에이터야말로 사회적 경제의 주인공이 아니라면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사회적 경제야말로 로컬 혹은 도시 내부에서 야단법석으로 벌어지는 소셜벤처의 열띤 경연장이지 않았던가. 이런 점에서 시장경제가 해결하지 못한 잔여적(residual) 과제를 수행하는 것이 사회적 경제의 주된 역할이라고 하는 주장은 수정되어야 한다. 전통적인 복지와 사회적 경제의 영역은 분리되어야 하고 로컬 크리에이터로서의 역할이 그 경계를 가르는 준거가 되어야 한다.
셋째 일터에서 민주주의의 실현이 사회적 경제의 가장 중요한 목표이다. 사회적 경제가 다른 경제적 조직과 구별되는 결정적인 차이는 일터에서 '일인일표' 원칙의 준수다.
일터 바깥에서의 사회적 가치 실현이라는 거창한 목표에도 불구하고 일터 내부에서 민주주의의 실천에 소홀하다면 그것은 사회적 경제라는 이름으로 호명되어서는 안 된다.
사회적 경제의 육성과 지원에 공적 예산이 투입되는 것은 일터에서 민주주의를 구현하는 데 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보존하는 것이라고 이해해야 한다.
사회적 경제가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원리도 결국 일터에서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과정의 결과물로 공동체가 살아 작동하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어야 그 진정한 의미가 성립한다.
지속 가능한 미래의 도시 내부에서 작동되는 환대의 경제학은 사실상 사회적 경제의 원리와 다름 아니다. 결국 대구라는 도시의 로맨스는 사회적 경제다.
김영철 (계명대 경제금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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