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
    스토리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220815010001781

영남일보TV

'싸이 흠뻑쇼' 지나간 다음 날 대구스타디움은 쓰레기로 몸살

2022-08-15 15:00

거리 곳곳에 쓰고 버린 마스크 등 나딩굴어
청소 직원 "헤라클라스급 신체라도 오늘 밤까지 절반도 못 치워"

clip20220815145625
15일 오전 9시쯤 전날 싸이의 흠뻑쇼가 펼쳐졌던 대구스타디움 정문 앞 모습. 곳곳에 쓰레기가 버려져 있다. 서민지기자
clip20220815145649
15일 9시 10분쯤 대구 수성구 대구스타디움 종합안내센터 근처에 쓰레기가 여기저기 버려져 있다. 대구스타디움에서는 지난 13·14일 '싸이 흠뻑쇼'가 열렸다. 서민지기자
clip20220815145724
15일 오전 9시 15분쯤 대구 수성구 대구스타디움 근처 파란 비닐 등이 버려진 쓰레기 더미 모습 서민지기자
clip20220815145542
15일 오전 9시쯤 대구 수성구 대구스타디움에 놓인 벤치 등에 플라스틱컵 등의 쓰레기가 버려져 있다. 대구스타디움에서는 지난 13·14일 '싸이 흠뻑쇼'가 열렸다. 서민지기자

15일 오전 9시쯤 대구 수성구 대구스타디움. 지난 13·14일 가수 싸이의 흠뻑쇼 공연장으로 사용되면서 수만 명 관객의 발걸음이 모였던 곳이지만, 다음 날 아침이 되자 언제 그랬냐는 듯 고요해졌다. 자리는 사람 대신 쓰레기 더미들이 차지하고 있었다. 마치 대형 쓰레기장을 방불케 했다.

대구스타디움 제2주차장에서 스타디움 광장 방향으로 몇 발자국을 옮길 때마다 쓰레기 더미들이 목격됐다. 주최 측에서 제공한 파란 비닐과 우비가 넘쳐 흐르는 가운데 비닐들은 바람을 타고 흩날렸다. 일부는 유니버시아드로 화단으로 날아가기도 했다.

봉지 안에 얌전히 담긴 쓰레기보다 무작정 버려진 개별 쓰레기는 더 많았다. 음식물이 끼워져 있는 꼬치 등이 제멋대로 놓여 있었고, 빨간 양념이 줄줄 흐르고 있었다. 액체가 담긴 플라스틱 음료수 컵들도 무분별하게 버려져 있었는데, 부패하는 냄새가 진동했다. 곳곳에 놓인 벤치에는 사람 대신 플라스틱 컵과 병이 앉아 있었고, 산책로 곳곳과 돌계단 등에도 사용하고 버린 마스크가 널려 있었다. 스타디움을 찾는 시민들을 가장 먼저 반기는 마스코트 동상 옆에도 각종 쓰레기가 나뒹굴었다.

새벽부터 출근해 쓰레기를 치우고 있다던 체육시설관리사무소 직원들은 "해도 해도 너무 한다"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직원 A씨는 "쓰레기 더미가 모인 장소가 50군데가 넘는 것 같다. 심지어 음식물들이 부패하고 있고 냄새가 쓰레기 더미 전체에 배겼다"며 "이 장면을 순간 캡처한다면 시민들은 대체 직원이 청소를 하기는 하는 건지 궁금해 하겠지만, 이렇게 쓰레기가 판치는 상황에서 나 자신이 '헤라클레스급' 신체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오늘 자정까지 반의 반도 해결 못할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이어 "물론 주최 측에서 청소 용역업체를 고용했지만, 이들이 저 멀리 떨어진 산책로까지 책임지지는 않지 않나. 거기서도 사용한 성인용품까지 발견되는 등 엉망"이라면서 "여기에 더해 바람 타고 온갖 쓰레기가 날린다"고 덧붙였다.
직원 B씨는 "출근한 지 2시간이 지났지만, 화장실 청소도 제대로 다 못했다"며 목소리 높였다.

대구스타디움 산책로와 이어진 스타디움몰 직원 역시 주차장 청소에 열심이었다. 이 시각 주차장 녹지뿐 아니라 주차장 한 가운데에도 다량의 쓰레기가 놓여 있었다. 직원은 "어제까지 쓰레기 봉지 18개를, 오늘은 3개를 갖다 버렸다"면서 "이 곳은 바람 때문에 날려온 쓰레기는 거의 없다. 대부분 관람객들이 관람을 끝내고 돌아가면서 마음대로 버리고 간 쓰레기"라고 호소했다.

광복절 휴일을 맞아 이날 오전 스타디움 산책로를 찾은 시민들은 불쾌감을 나타냈다. 주민 박모(여·54)씨는 "무심코 운동하러 왔다가 싸이가 그려진 콘서트 로고와 쓰레기 더미를 보고 어제까지 공연이 있었다는 걸 알았다. 주차장에 주차한 차 뒤에 파란 비닐과 먹다 만 커피 용기가 놓여 있어 황당했다"며 "시민의식이 이것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기가 막힌다. 싸이가 서너 번 오면 쓰레기 더미에 살아야 할 것 같다"고 비판했다.


폐지를 줍던 한 시민은 "여러 곳을 다녀봤지만, 이번은 좀 심하다"고 혀를 찼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기자 이미지

서민지 기자

정경부 서민지 기자입니다.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영남일보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