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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태평로2가 서울광장에서 열린 '2022 영양고추 H.O.T Festival' 방문객들이 고추 터널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영양고추 H.O.T 페스티벌은 농민과 소비자가 상생하는 국내 대표 농산물 축제로 발돋움했다. |
매년 여름이 끝나갈 무렵, 서울광장에는 매콤하면서도 달곰한 내음이 은은하게 퍼진다. 고운 햇살을 가득 머금고 붉게 물든 고추의 향이다. 광장 곳곳에 쌓인 붉은 고추의 빛깔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낸다. 해마다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영양고추 H.O.T 페스티벌'의 풍경이다. 영양고추 H.O.T 페스티벌은 단순한 농산물 직거래 장터를 넘어 농민과 수도권 시민이 소통하는 어엿한 하나의 축제로 성장했다. '농업으로 행복한 영양' 3편에서는 국내 대표 농산물 축제로 발돋움한 영양고추 H.O.T 페스티벌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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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고추 H.O.T 페스티벌 조형물 앞에서 인증사진을 남기고 있는 가족의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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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소비자들이 고추 판매 부스에서 고추를 고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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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고추를 직접 만져보고 있는 오도창 영양군수(맨 왼쪽)와 박형수 국회의원(왼쪽에서 두번째)등 내빈들. |
◆3년 만에 열린 영양고추 H.O.T 페스티벌
"영양 고추가 확실히 색깔이 좋네요" "이거 백화점에 납품하는 거라니까요".
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태평로2가 서울광장은 영양고추를 팔려는 농민과 이를 사려는 소비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장바구니를 들고나온 이들은 큰 비닐에 담긴 건고추를 살펴보며 연신 감탄사를 내뱉었다. 50곳에 달하는 부스에는 생산자 이름과 연락처가 큼지막하게 적혀있다. 생산 농가의 자부심이 엿보였다. 광장 곳곳에서는 '2022 영양고추 H.O.T Festival'이라고 적힌 깃발이 바람에 나부꼈다.
축제에 앞서 영양군은 고추 등 영양 특산물 판매 부스를 운영할 생산자를 엄격한 기준으로 선정했다. 고추 생산 농가뿐만 아니라 영양고추유통공사, 영양농협, 남영양농협 등 영양의 뛰어난 고춧가루 가공업체도 함께했다. 또 사과, 전통장류, 버섯나물류 등 영양의 다른 특산물 생산자도 뽑았다. 사단법인 한국농업경영인 영양군연합회는 소비자 신뢰를 위해 이번 축제에서 고추 수확·건조·포장 등 모든 공정에 대한 품질관리를 도맡았다.
영양군은 이번 축제 기간 서울광장에 영양고추 테마동산을 꾸몄다. '고향의 가을'을 테마로 한 고추 터널과 고추 분경(盆景) 100여 점, 포토존, 각종 조형물 등은 방문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서울광장 한쪽에는 전시·홍보 부스도 마련됐다. 여성군자 장계향 선생이 쓴 최초의 한글 음식 조리서인 '음식디미방'과 함께 영양자작나무숲, 영양국제밤하늘보호공원 등 영양의 문화·관광 명소도 소개했다.
영양군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소비자의 안전과 편의성에 초점을 맞췄다. 성대한 개막식을 없애고 상생과 나눔의 의미로 홍고추 도시락과 쌀 소비 촉진을 위한 떡 나눔 행사를 가졌다. 또 소비자가 구매한 농특산물을 지하철역이나 버스정류장까지 배달해 주는 도우미 서비스도 제공했다. 농특산물 홍보 사절단인 영양고추아가씨들은 행사장 곳곳을 누비며 영양고추 홍보에 앞장섰으며, 오도창 영양군수는 물론 영양군의원 모두가 축제장을 방문해 관계자를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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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고추아가씨들이 영양고추 홍보를 위해 서울광장 곳곳을 돌며 퍼레이드를 펼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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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축제 프로그램 가운데 방문객에게 좋은 호응을 이끌어낸 O·X퀴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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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광장 축제장을 찾은 시민들이 다양한 종류의 고추 분경을 구경하고 있다. |
◆지역 축제에서 전국구 축제로
지난달 28~30일 'K-매운맛! 맵단맵단 영양고추'를 주제로 열린 영양고추 H.O.T 페스티벌은 올해로 14번째를 맞았다. 이번 축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열리지 못했다가 3년 만에 개최한 만큼 영양군과 영양축제관광재단은 이번 행사에 공을 들였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축제 동안 8만여 명이 행사장을 찾았다. 18억여 원의 행사장 판매 매출과 5억여 원의 생산자 직거래 주문 매출을 올렸다. 영양군은 이번 축제를 통해 TV광고, 프로그램 PPL광고, 신문보도, 오프라인 프로모션 행사 등으로 350억원의 홍보 및 경제유발 효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영양의 고추축제 역사는 1984년 시작된 영양고추아가씨 선발대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만 해도 행사의 중심은 영양고추아가씨 선발대회였다. 2000년부터 영양고추문화축제라는 명칭으로 바뀌며 축제 규모가 커졌다. 영양고추 H.O.T 페스티벌로 탈바꿈한 것은 2007년부터다. 농민이 고추 등 영양 특산물을 갖고 수도권 소비자를 찾아가는 행사로 기획됐다. 이후 영양고추 H.O.T 페스티벌은 대성공을 거뒀고, 매년 추석을 앞두고 서울시와 영양군에는 축제 일정을 묻는 전화가 쇄도하는 국내 대표 농산물축제로 자리 잡았다. 이에 영양군은 지역 축제를 효율적이고 전문적으로 준비하기 위해 2015년 영양축제관광재단까지 설립했다.
오도창 영양군수는 "한결같이 기다려 주신 마음에 보답하고자 성실하게 준비했던 만큼 영양의 따뜻한 농심을 수도권 소비자에게 잘 전할 수 있었다"며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영양고추 H.O.T 페스티벌은 생산 농가와 도시 소비자 모두에게 서로 윈윈(win-win)하는 도·농 상생의 모범적인 사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이번 축제를 평가했다.
그는 또 "내년 행사도 더욱 내실 있게 준비해 한층 더 성장한 축제로 거듭나는 것은 물론 정직하고 우수한 품질의 농특산물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도록 순박한 농부의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글=김일우 영남일보 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
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
공동기획 : 영양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