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4층 건물서 떨어진 17세 A양 치료 거부 당해
경찰, 병원 상대 환자 받지 않은 경위 파악·부검도 의뢰
건물에서 추락해 중상을 입은 10대 청소년이 병원 여러 곳을 찾아 헤매다 숨진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2시 15분쯤 대구시 북구 대현동 골목길에서 A(17) 양이 4층 높이 건물에서 떨어져 쓰러진 채 발견됐다. 당시 A양은 발목과 머리에 타박상을 입었으나 의식이 있었고, 혈압과 맥박 등도 정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목격자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는 A양을 구급차에 싣고 무려 2시간 동안 지역 대학병원 등을 찾았으나, 결국 A양은 병원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한 채 이날 오후 4시 27분쯤 심정지 판정을 받고 사망했다.
119구급대가 A양을 처음 이송한 모 병원에선 '전문의가 없어 치료가 불가능하다'며 환자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경북대병원 권역외상센터에선 당시 응급환자가 많아 A양을 수용할 수 없었고, 인근 다른 대학병원들도 A양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 병원을 상대로 환자를 받지 않은 경위를 파악하는 등 과실 여부를 수사 중이다. 또 A양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을 의뢰했다.
일각에선 119구급대와 병원 간 A양의 상태를 두고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경찰 관계자는 "A양이 이송되는 과정 등 당시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고 했다.
대구시도 A양이 숨진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시는 경찰 수사 결과를 보고 병원들에 대한 행정처분 여부를 결정하는 한편,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한편, 대구에서는 지난 2010년 11월 장중첩증을 앓던 4세 여아가 여러 응급실을 전전하다 결국 수술을 받지 못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양승진기자 promotion7@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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