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에 2연패 뒤 3연승 역전 드라마 집필
유일한 비수도권 연고지에도 관중동원도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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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패스배구단 선수들과 도로공사 관계자들이 기자단의 최우수선수로 뽑힌 캣벨과 함진규 사장이 우승 트로피를 든 가운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 제공 |
도로공사 하이패스는 지난 6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와의 챔피언 결정 5차전에서 풀 세트 접전 끝에 세트 스코어 3-2(23-25, 25-23, 25-23, 23-25, 15-13)로 승리했다. 2017~2018시즌 통합 우승에 이어 통산 두 번째 챔프전 우승이다.
도로공사 하이패스가 챔피언에 등극하기까지의 과정은 한편의 극적인 드라마였다는 평가다. 하이패스는 5전 3승제의 챔피언 결정전에서 1·2차전을 패한 절체절명의 상황(역대 결정전에서 1·2차전 승리 팀들이 챔피언에 오름)에서도 남은 세 경기를 모두 승리함으로써 V리그 여자부 사상 최초로 '챔프전 리버스 스윕'을 기록했다. 특히 승리한 경기들도 1세트를 내어준 상황에서 뒤집는 등 엄청난 집중력과 투혼을 보이며 '확률 0%'의 벽을 뚫고 우승한 것이다.
앞서 정규 시즌에서도 종반의 4연승에 힘입어 3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 수원 현대건설 힐스테이트를 누르고 챔피언 결정전에 오르는 등 축적된 저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도로공사 배구단 관계자는 "선수들의 강인한 의지로 이룬 성과"라며 "선수들은 상대적으로 열세인 전력과 체력을 조직력과 정신력으로 극복하는 등 우승을 향한 집념이 대단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도로공사 하이패스는 연고지 김천을 중심으로 인근 지역에 배구 붐을 일으키고 있다. 김천시 자료에 따르면 2022~2023 V리그가 열리는 동안 관중 5만3천141명이 하이패스 홈구장인 김천실내체육관(5천석)을 찾았다. 이 곳에서 6라운드까지의 정규리그(18경기)와 포스트시즌(3경기) 등 21차례의 홈 경기가 치러졌고, 경기당 평균 2천530명이 관람한 것이다.
김천시 관계자에 따르면 김천실내체육관을 찾은 관중 가운데 김천시민은 10% 정도며, 대부분은 대구·구미·상주·문경시, 칠곡·성주· 경남 거창·충북 영동군 등 김천 인근과 멀리는 수도권까지 널리 분포돼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특히 김연경 선수가 소속된 흥국생명과의 경기에는 평균 4천114명이 운집하는 등 여자 프로배구의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지역의 한 관계자는 "여자프로배구단 7개 팀 가운데 6개 팀이 인구가 많은 수도권 도시나 광역시를 연고지로 하고, 하이패스만 중소도시 김천"이라며 "이처럼 관중 동원에서 불리한 여건임에도 하이패스의 흥행성은 입증됐다. 이번 우승을 계기로 도로공사와 김천시는 하이패스배구단 홍보와 팬서비스를 더욱 강화해 범 연고권을 확장하는 등 흥행성을 높여가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국 최초로 '스포츠산업도시'을 표방한 김천시는 프로축구단 김천 상무와 프로배구단 하이패스를 축으로, 연간 50여 차례에 걸친 종목별 전국단위 대회와 전지훈련 등을 통해 스포츠산업의 완성도를 높여가고 있다.
박현주기자 hjpar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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