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230428010003736

영남일보TV

이상기온 탓에 시름 깊은 경북지역 과수 농가들

2023-05-01

여름 겨울 오가는 변덕 날씨에

과수 꽃 얼어붙어 성장 멈춰

배, 포도, 사과 등 냉해 확산

이상기온 탓에 시름 깊은 경북지역 과수 농가들
경북 군위군 산성면에서 황금배 농장을 운영하는 김진섭씨가 냉해 피해를 입은 과수를 살펴보고 있다. 오주석 기자

최근 여름과 겨울을 오가는 종잡을 수 없는 날씨 탓에 경북지역 과수 농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예년보다 이른 초여름 날씨에 이어 영하권 꽃샘추위가 반복되면서 과수의 꽃이 제 때 열매를 맺지 못하는 등 냉해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황금배'로 유명한 경북 군위의 배 농가들은 변덕스런 봄 날씨로 한 해 농사를 사실상 망쳤다. 배꽃이 개화하는 4월 초 영하권의 추위가 찾아오면서 암술 대부분이 얼어 붙어 성장을 멈췄다.

25년째 농사를 짓고 있는 김진섭(70·군위군 산성면)씨는 "올해 같이 변덕 심한 날씨는 처음이다. 암술이 전부 얼어 속이 새까맣게 변했다"며 "적절한 시기에 피지 못한 꽃은 나중에 열매가 맺혀도 상품 가치가 떨어져 배즙 용도로 쓰기도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이상기온 탓에 시름 깊은 경북지역 과수 농가들
경북 군위군 산성면에서 황금배 농장을 운영하는 김진섭씨가 냉해로 암술이 까맣게 변한 배꽃을 보여주고 있다. 오주석 기자

지난 28일 찾은 김씨 농장에는 얼어붙은 배꽃과 한 눈에 봐도 영양 상태가 좋지않은 배꽃이 과수마다 뒤섞여 있었다. 김씨가 손으로 건드리자 꽃들이 힘없이 우수수 떨어졌다. 이 일대 황금배 농가 10여 곳 역시 김씨와 같은 냉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3월 기온이 평년을 웃돌아 과수 개화가 빨라진 상태에서 4월 초 기온이 갑자기 떨어져 냉해 피해가 속출했다.

이상기온 탓에 시름 깊은 경북지역 과수 농가들
냉해 피해를 입은 경북 군위군 산성면 일대 배나무. 오주석 기자

기상청과 경북도에 따르면 이달 8~9일 청송·군위군의 최저기온이 영하 3.1℃까지 떨어졌다. 이틀간 청송·경산·봉화·군위 등 14개 시·군에서 냉해 의심 면적이 1천9㏊(농가수 1천626호)에 달했다. 피해 작목은 사과, 자두, 배 등 과수와 감자로 대부분 꽃눈이 갈색으로 변했거나 고사했다. 이로 인해 과실 결실 불량이 우려된다. 청송·봉화는 사과, 영천과 경산은 자두 피해가 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7일 새벽에 나타난 이상기온 현상으로 상주에서도 1천600여 농가가 냉해를 입었다. 이날 오전 4~6시 모동면과 모서·화동면 등 중산간 지역의 기온이 영하 2℃ 안팎까지 떨어졌다. 이 때문에 7개 면에서 냉해가 발생, 포도와 사과 등 과수와 채소가 큰 피해를 입었다. 특히 새순이 돋고 꽃눈이 맺히기 시작한 포도가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비가림 시설만 해 놓은 캠벨의 경우, 새로 돋은 순과 꽃눈이 완전히 동해를 입어 회복 불능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은종호 군위군농업기술센터 과수팀장은 "농가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선 남아있는 열매라도 끝까지 키워 과수의 영양 불균형을 막고, 추가 비료 공급도 고려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배운철기자 baeuc@yeongnam.com 이하수기자 윤제호기자 유시용기자 오주석기자

기자 이미지

오주석

영남일보 오주석 기자입니다.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 인기기사

영남일보TV

부동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