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주민 잇따른 반발에 의회도 성명 발표
"달서구 반대한다고 서구 옮기는 건 후안무치"
가스公 "달서구민 반대에 옮긴 것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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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서구의회가 지난 26일 한국가스공사의 중리동 정압관리소 증축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 서구의회 제공 |
한국가스공사의 대구 서구 중리동 정압관리소 증축 계획(영남일보 5월 16·25일자 6면 보도)과 관련 서구의회도 반대 입장을 밝혔다.
대구 서구의회는 지난 26일 의회 본회의장에서 성명서를 내고 "중리동에 있는 정압관리소의 설비 증설을 추진하겠다는 한국가스공사의 계획에 깊은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각종 환경 유해시설이 즐비한 서구 지역에 새로운 부담을 가중하려는 처사에 대해 주민과 함께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어 "당초 달서구 갈산동에 신규 정압관리소를 설치하려다 지역주민 반대와 내부적 판단 착오 등으로 신설 사업 계획을 철회해놓고, 엉뚱하게 서구에 위치한 정압관리소의 설비를 증설해 수요를 충당하려는 것은 후안무치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서구의회는 중리동 정압관리소 설비 증설 계획 전면 백지화와 안전성 평가 결과 및 시설 노후 정도에 관한 자료 공개를 가스공사에 요구했다. 서구의원들은 "1995년 상인동 가스폭발 사고와 최근 중리동 가스충전소 사건의 참혹한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며 "주민의 반대 목소리를 근거 없는 불안으로 치부하지 말고 확실한 안전 대책을 주민에게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이번 서구의회의 성명서는 최근 잇따른 서구 주민들의 반발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이달 중순 서구 맘카페와 의회 홈페이지에 가스공급관리소 증축에 관한 우려와 항의성 글들이 올라오기 시작했고, 지난 24일에는 '살기좋은서구만들기시민연대'가 서구청 앞에서 반대 집회를 열기도 했다.
한편 가스공급관리소는 고압가스의 압력을 낮춰 발전소 및 도시가스 회사에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앞서 한국가스공사는 지난해 달서구 갈산동에 성서열병합발전소 가스공급시설 신설을 추진했지만, 최근 서구 중리동 정압관리소 증축으로 선회했다. 한국가스공사는 갈산동 부지의 경우 지형적으로 신설이 어려워 중리동 정압관리소 보강이 경제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동현기자 shineast@yeongnam.com

이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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