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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바위가 방 덮쳐 기억 잃은 후 한참 떨어진 길목서 깨어나" 경북 예천 감천면 애타는 사연

2023-07-17

극한호우 피해 - 예천

1명 숨지고 3명 실종된 감천면

대부분 강물 휩쓸려 행방 묘연

대피 주민 "농사도 다 망쳐" 한숨

큰 바위가 방 덮쳐 기억 잃은 후 한참 떨어진 길목서 깨어나 경북 예천 감천면 애타는 사연
전국적으로 장맛비가 쏟아진 15일 경북 예천 은풍면 용두리에 산사태가 일어나 주택이 매몰돼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그 사람이 아니었다면 영영 깨어나지 못했을지 몰라요. 이웃들에게 너무 감사하죠."

경북지역에 내린 폭우로 가장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예천 피해 현장에서 만난 주민 김모(85·감천면 벌방리)씨는 아직도 지난 14일 저녁의 기억이 생생하게 떠오른다고 했다. 계속된 폭우로 마을 뒤쪽 개울이 불어나면서 김씨가 사는 주택을 비롯해 벌방리 일대에 홍수가 난 것. 김씨는 "밤 10시부터 물이 불어나더니 갑자기 큰 바위가 방안으로 들어온 이후 기억을 잃었다"며 "집에서 한참 떨어진 길목에서 주민이 발견해 무사히 깨어났다"며 당시 끔찍했던 상황을 회상했다.

김씨가 살던 예천 감천면은 계속된 폭우로 실종자 3명과 사망자 1명이 발생했다. 대부분은 강물에 휩쓸려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김씨는 "아랫마을에 오래전부터 알고 있는 사람이 있는데 이번 폭우로 그 집 아버지가 강물에 휩쓸렸다. 착하고 좋은 사람이었는데 하늘도 참 무심하지"라며 안타까워했다.

16일 현재 예천 곳곳에는 호우 피해를 본 주민을 위한 임시 주거시설이 마련됐다. 예천군문화체육센터에는 감천면 천향2리 주민 35명이 대피해 임시 텐트에서 거주 중이다. 이곳 마을 주민들은 산사태 등으로 집이 붕괴되거나 전기가 끊겨 임시 주거시설로 들어왔다. 마을 이장 이창진(62)씨는 "폭우로 살고 있던 집이 완전히 부서졌다"며 "마을 주민 대부분이 농사를 짓는데 이번 비로 한 해 농사를 완전히 망치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3시쯤 이철우 경북도지사, 김형동 국회의원, 김학동 예천군수 등이 예천군문화체육센터를 찾아 이재민을 위로했다. 이들은 재난구호 텐트 등을 일일이 돌며 주민의 호소에 귀를 기울였다. 김학동 군수는 "상수도와 전기 문제가 복구되는 대로 임시 대피 중인 주민들이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며 "아직 찾지 못한 8명에 대한 수색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오주석기자 farbrother@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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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석

영남일보 오주석 기자입니다.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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