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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차에 난방용 등유 배달 주유…혼합유 섞은 '똥기름' 제조

2023-08-17

고유가의 그늘…경북지역 '가짜석유 판매' 주유소 기승

올해 적발업소 23곳 '전국 최다'

산단 많은 포항지역 15곳 몰려

차량손상·환경오염 등 이어져

최근 가짜석유 판매 등으로 적발된 '불법주유소' 10곳 중 4곳은 경북지역 주유소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포항은 무려 15곳이나 적발돼 '못 믿을 주유소'가 가장 많은 지역이란 오명을 쓰게 됐다. 국제유가가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자 난방용 등유를 차량 연료로 버젓이 판매하는 '불법주유소'가 판치고 있다. 특히 불법주유소들은 조금이라도 기름값을 아껴보려는 차주의 심리를 악용해 안전을 위협하는 가짜석유까지 만들어내고 있어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16일 현재 가짜석유 제조·판매 등 불법 석유제품을 유통하다 적발돼 불법행위 공표사항에 등록된 주유소는 전국적으로 53곳에 이른다. 지역별로는 경북이 23개소(43%)로 가장 많다. 이어 경기 6곳, 부산·경남 각 5곳, 인천 4곳, 충남 3곳, 강원·충북·전북·전남·울산 각 2곳, 서울·대구 각 1곳 등이었다. 특히 산업단지가 많아 화물차 진출입이 많은 포항지역에서 불법주유소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구 5곳, 남구 10곳 등 모두 15곳이 불법주유소로 낙인찍힌 것.

포항제철소와 철강산단을 오가는 덤프트럭 등 대형화물차의 운전기사 중 일부는 기름값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차량 연료로 사용할 수 없는 난방용 등유나 혼합유를 주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불법주유소들은 이런 화물차에 등유나 가짜석유를 판매하다 덜미를 잡혔다. 이들은 주유소에서 직접 등유를 주유하는 대신 출장 혹은 배달형태로 불법영업을 해왔다. 화물차 기사가 전화하면 등유를 싣고 인적이 드문 공터에서 접선해 주유해 주는 방식이다. 건설현장으로 직접 배달을 나가 연료를 채워주기도 했다. 모두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위반사례다.

일부 주유소는 아예 가짜석유를 직접 만들기까지 했다. 경유·등유와 혼합유 등을 일정 비율로 섞는 방법으로 일명 '똥기름'인 가짜석유를 만들고 있는 것. 통상 일반 기름보다 30%가량 저렴한 '똥기름' 역시 덤프트럭이나 건설기계 연료로 애용(?)되고 있다.

하지만 가짜석유는 차량 안전에 위험요소로 지목된다. 가짜석유를 사용하면 엔진이나 배기 계통의 주요 부품에 손상을 일으켜 경제적 손실과 운전자 안전까지 위협할 수 있다. 이와 관련 포항시 에너지과 관계자는 "포항에 산단이 많은 만큼 덤프트럭 등 화물차가 많이 다닌다. 덤프트럭의 경우 한 번 주유하면 몇십만 원이 나가는데, 조금이라도 아끼려는 기사들이 등유를 주유하고 있다"면서 "등유나 가짜석유를 차량용 연료로 사용하면 환경오염은 물론, 차량에 손상이 가서 안전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주의를 줬다.

주유소의 불법 영업이 근절되지 않는 것은 연일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기름값 때문이다. 이날 기준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ℓ당 1천739원으로 집계됐다. 대구는 1천715원이며, 경북은 1천728원이다. 모두 전날보다 10원이 올랐다. 한 달 전보다는 무려 150원 이상 폭등했다.

화물차 등이 주로 주유하는 경유의 전국 평균 판매가격은 ℓ당 1천590원(대구 1천587원·경북 1천580원)으로 파악됐다. 포항지역의 경유 최고가는 1천550원이다. 문제는 하반기에도 국제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지영기자 4to1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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