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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성] 부모님 유품

2023-08-31

지난해 아버지 장례를 치른 어느 지인은 유품을 정리하는 시간을 "아버지와의 추억을 떠올리는 의식이었다"고 했다. 당신이 평생 사용하던 수첩, 안경, 도장, 돋보기와 같은 오래된 물건에 더 많은 부정(父情)을 느꼈다고 한다. 부모가 세상을 떠난 뒤 자녀들은 유품을 정리하면서 생각에 잠긴다. 재산이나 재물을 놓고 자식들이 싸움질하는 이상한 가족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이 부모와 이별하는 방법이다.

지난 15일 어머니 육영수 여사 기일에 아버지의 고향을 찾은 박근혜 전 대통령은 보통 사람이었다. 8년8개월 만에 구미시 상모사곡동 아버지 생가를 찾은 박 전 대통령은 부모 영정이 모셔진 추모관에서 머리를 숙인 뒤 민족중흥관, 박정희 대통령 역사자료관을 둘러봤다. 박 전 대통령은 민족중흥관에서 상영하는 아버지의 기록 영상을 보다가 갑자기 옛 기억이 떠오르는 듯 잠시 눈을 감고 회상에 젖었다. 역사자료관 상설 전시실에서는 7시50분에 멈춘 아버지 유품 시계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그 시간은 아버지가 운명한 서거 시간이었다. 수장고 전시실에 보관한 2단짜리 책상을 바라보던 박 전 대통령은 "어머니가 사용하던 것으로 기억난다"고 회상했다. 아버지 유품 수장고까지 둘러본 박 전 대통령은 "김장호 구미시장이 (부모님 유품을)잘 관리해줘서 고맙다"는 감사의 말을 전했다. 박 전 대통령의 한 측근은 김 시장에게 "박 전 대통령이 보관 중인 부모님 유품을 구미에 기증할 의사가 있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고 귀띔했다. 부모님의 혼이 서린 생가와 유품 앞에서 작아진 모습의 박 전 대통령은 한때 최고 권력자가 아닌 보통 사람이었다. 백종현 중부지역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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