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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포유 커버 스토리] 더 넓고, 더 깊어진 대구의 가을<2> 달서구·달성군 ① 10월이 물드는 시간 일상 속 가을풍경 속으로

2023-10-06

대구 인근 계절 만끽할 명소 많아

'인생가을' 만나러 서남부 지역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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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초, 대구 달서구에 가을이 완연하다.

'내 인생의 가을'. 누구에게라도 기억에 오래 남아있는 가을 풍경이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가을은 사람을 많이 움직이게 하고 많이 생각하게 만드는 계절이니까.

내 인생의 가을은 먼 이국땅에서 겪은 것이다. 오래전 낯선 나라의 한 시골 마을에 머문 적이 있다. 자전거를 타고 갈 수 있는 곳이라고는 일찍 문을 닫는 슈퍼마켓과 간이역 정도밖에 없는 정말 작은 마을이었다. 처음 가본 나라, 처음 가본 지역에서 나는 몇 안 되는 이방인이었다.

하지만 일상의 제약들이 오히려 일상에 더욱 집중하게 만들었다. 시차 때문인지 그곳에 있는 동안에는 새벽부터 눈이 떠졌다. 매일 아침 일찍부터 집 앞마당 산책을 했다.

유럽의 10월은 우리나라보다 조금 더 추웠다. 마당 산책에도 몸을 녹여줄 뜨거운 차 한잔은 필수였다.

벤치에 앉아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차를 마시면서 주변의 풍경을 한참 바라봤다. 마당에는 신기하게 생긴 열매가 여기저기 떨어져 있었다. 저건 무슨 나무일까. 나중에 알고 보니 그 나무는 너도밤나무였다. 벤치 위로 낙엽이 떨어지면 그대로 앉아 낙엽을 맞았다.

선선한 가을바람을 맞으면서 해가 완전히 뜰 때까지 오랫동안 앉아 있었다. 낡고 투박하게 생긴 나무 벤치가 가을의 풍경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그곳에서 나는 아주 느리게 10월의 아침을 보고, 듣고, 느꼈다. 가을이 머문 시간의 1분 1초를 천천히 음미했다. 그 며칠이 내 인생에서 가장 멋진 가을이었다는 것을 한참 후에야 깨달았다. 일상 속에서 한 계절을 오롯이 응시할 수 있는 기회는 그리 흔치 않으니까 말이다.

대구시민들의 일상적인 공간, 혹은 일상과 가까이 닿아있는 곳 중에도 가을을 느낄 만한 곳이 적지 않다. 비교적 쉽게 찾아갈 수 있는 수목원이나 가까운 산책로처럼…. 어쩌면 우린 그곳에서 '내 인생의 가을'을 보내게 될지 모른다.

대구수목원이 위치한 달서구는 많은 시민들이 일상을 보내는 곳이다. 또 달서구와 맞닿아 있는 달성군은 넓은 땅에 많은 매력적인 장소들을 품고 있는 곳이다. 일상에서 가을을 느낄 수 있는 곳들을 만나본다.

글·사진=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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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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