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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남노로 중학생 아들 잃은 엄마, 토크 콘서트에 섰다

2023-11-10

-자신 치유 경험담 풀어내
-트라우마 극복을 위한 주변의 노력에 감사 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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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지진트라우마센터가 포항 촉발 지진 6주년을 맞아 9일 개최한 '마음 건강 토크콘서트'에서 사례 소개를 위해 나선 김은숙씨가 인사를 하고 있다.

"안녕하세요. 힌남노 태풍으로 아들 주영이를 먼저 천국에 보낸 저는 김은숙이라고 합니다."

힌남노 태풍이 강타했던 지난해 9월 6일, 경북 포항시 남구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차를 빼러 갔다가 범람한 강물이 쏟아지며 고립돼 아들을 잃고 본인 역시 16시간 만에 구조됐던 김은숙씨가 250여 명의 시민 앞에서 인사를 건넸다.

포항지진트라우마센터가 포항 촉발 지진 6주년을 맞아 개최한 '마음 건강 토크콘서트'에서 사례 소개를 위해 나선 그녀는 재난 트라우마 극복을 위한 치유 문화를 확산시키고자 용기를 내 강단에 올랐다.

짧은 소개를 뒤로하고 상영된 영상에서 김씨는 본인의 힘들었던 과거와 치유의 과정을 자신의 목소리로 덤덤하게 풀어냈다.

김씨는 "갑자기 찾아온 힌남노 태풍으로 주영이를 먼저 천국에 보내게 된 저와 우리 가족들에게는 잊고 싶어도 잊히지 않는 그 날이 생생하게 머릿속에 기억돼 남아 있다"며 "비가 오면 그 지하에 함께 갇혀있던 모든 생각이 떠올라 잠을 잘 수 없고, 그리움은 점점 더해가고 자꾸만 생각나고, 견디기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며 그냥 남들이 사는 평범한 일상생활의 삶을 산다는 것은 무척이나 어려웠다"고 심정을 털어놨다.

그러면서 "사고 이후 엘리베이터를 탈 수 없고 내 집인데도 창문과 현관문을 다 열어놓아야 겨우 답답함에서 버틸 수 있는 갑작스러운 몸의 변화들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며 "동생을 잃은 누나인 딸 둘은 직장도 포기하고 포항집에 내려와 함께 지내야만 했고, 남편은 남편대로 술로 괴로움을 달래며 어쩔 줄 몰라 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생활이 반복되던 도중 김씨는 상황을 어떻게 해서든지 바로 세워야 하는 때가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가정에 찾아와 준 트라우마센터 선생님을 통해 위로와 조언뿐 아니라 이겨낼 수 있는 경험 있고 체험적인 실제 있었던 이야기를 들으며 지속적으로 상담을 받았다. 결국 끊임없이 노력하고 연습한 결과 엘리베이터도 다시 탈 수 있게 됐다"고 했다.

김씨의 가족들 역시 조금씩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고, 특히 딸들이 이제는 살던 곳으로 돌아가서 조금씩 일상을 찾아가고 있다는 소식도 전했다.

마지막으로 자신이 치유받은 것처럼 본인 또한 상실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위해 사랑을 나누며 살기로 다짐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여러분들의 끊임없는 사랑으로 주영이가 못다 한 삶의 하루하루를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고 있다"며 "저와 같은 상황에 있는 분들이 있다면 부디 용기를 잃지 말고 주변의 도움도 받고 치유의 노력을 계속해서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길 응원한다"고 말했다.

한편 포항지진트라우마센터는 다양한 영역에서 접하는 심리적·정신적 외상을 입은 대상자는 물론 그 대상자의 가족, 목격자 및 포항시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자세한 사항은 포항지진트라우마센터(054-270-4747)로 문의하면 된다.

글·사진=전준혁기자 j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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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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