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에도 주택 자금 ↑…3분기 가계빚 역대 최대

고금리에도 주택 자금 수요가 계속 증가하면서 올해 3분기 가계 부채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직전분기보다 17조원 늘었고, 감소세를 보이던 카드 빚도 2조원 넘게 증가했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2023년 3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천875조6천억원으로 2분기 말(1천861조3천억원)보다 0.8%(14조3천억원) 늘었다. 지난해 2분기 이후 역대 최고치다. 증가폭도 2021년 4분기 이후 최대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보험사·대부업체·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 금액(판매신용)까지 더한 '포괄적 가계 빚'을 말한다.

상품별로 주담대 잔액이 1천49조1천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7%(17조3천억원) 증가하며 2분기 연속 최대 규모를 이어갔다. 같은 기간 증가폭 기준으로도 2021년 3분기(20조9천억원) 이후 최대치다.

주택 매매 관련 자금 수요가 늘면서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모기지와 개별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증가 폭이 확대됐고, 전세대출 감소 폭이 줄어든 탓이다.

반면,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 대출은 5조5천억원 줄어 8분기 연속 감소세를 유지했다. 신용대출 등을 받아 새로 대출을 늘리기보다는 갚아나가는 추세로 보인다.

창구별로는 예금은행에서 가계대출이 3개월 사이 10조원 증가했지만, 상호금융·상호저축은행·신용협동조합 등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에서는 4조8천억원 줄었다.

기타금융기관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6조4천억원)을 중심으로 6조5천억원 불었다.

여행과 여가 수요가 살아나면서 카드 빚 등 판매신용은 증가세로 돌아섰다. 3분기 가계 판매신용은 신용카드사를 비롯한 여신전문회사(2조8천억원) 위주로 2조6천억원 늘었다. 판매신용은 1·2분기 감소하다가 3분기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이지영기자 4to11@yeongn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