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 주류 희생안에 "궤도 이탈 조짐"
인요한 공관위원장 추천 요구에도 불가
전권 위임 김기현 대표 책임론 불거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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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지난달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면담 전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인요한 혁신위'가 당 주류의 희생을 공식 의결했지만, '김기현 지도부'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엇박자를 내고 있다.
인요한 위원장의 공천관리위원장 추천 요구라는 배수진에 김기현 대표가 거부 의사를 밝혔다.
혁신위는 지난달 30일 당 지도부·중진·친윤(친윤석열) 그룹 용퇴 권고를 정식 안건으로 상정해 6호 혁신안으로 의결했다. 6호 혁신안은 4일 최고위원회의에 보고된다.
김기현 지도부가 '주류 희생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희박하다. 실제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3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주류 희생에 대해 "혁신위원회가 어떻게 보고할지 기다려봐야 한다. (지도부는) 기존 입장에서 지금까지 변화가 크게 없다"라며 "다소 궤도 이탈 조짐이 보인다"고 했다. 혁신위의 주류 희생안은 최고위 의결 사항이 아니며 공관위 차원에서 논의돼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셈이다.
또 인 위원장의 공관위원장 추천 요구에 대해서도 "답은 이미 나온 걸로 알고 있다"며 수용 불가 입장을 밝혔다. 김 대표가 "그동안 혁신위 활동이 인 위원장이 공관위원장이 되기 위한 그런 목표를 가지고 활동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에둘러 거부 의사를 나타낸 바 있다.
지도부가 주류 희생안마저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혁신위는 조기 해산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혁신위가 조기 해산하면 지도부 책임론이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로 혁신위를 띄우며 전권을 위임하겠다고 밝혔다.
혁신위의 주류 희생안이 조만간 출범할 공관위로 넘어가더라도 수용될 가능성이 낮다. 결국 혁신위 '무용론'이나 '시간 끌기용'이란 비난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현재 혁신위 내부에는 조기 해산과 반대 목소리가 공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혁신위는 4일까지 지도부 입장을 지켜본 뒤 대응책을 논의한다는 입장이다.
김기현 지도부는 현 체제를 중심으로 총선 채비를 본격화하고 있다. 조기 해산이 현실화 되더라도 개의치 않겠다는 분위기다.
김기현 지도부는 정기국회가 끝나는 대로 현역 컷오프와 인재 영입, 공약 개발 등에 나설 예정이다. 이르면 이달 중순 공관위를 출범시켜 당무감사 결과와 총선기획단의 평가 지표 등을 검토, 지역구별 '대표선수 선발'에 착수한다. 인재영입위원회의 영입 인사 발표도 곧 시작된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의 지역구 출마도 거론되고 있다.
다만, 지도부와 혁신위 간 갈등이 내년 총선에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는 만큼 여론의 향배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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