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여기가 집이다' '모두의 남자' 연극 두편 정기공연
"진정성 속에서 재미와 감동 느낄 만한 작품
시립극단이 민간 연극계 활성화의 동력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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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립극단 연습실에서 만난 성석배 예술감독. 그의 뒤로 침대 등 소품이 놓여있고, 정기공연 연습이 한창 진행 중이다. |
지난 4월 대구시립극단 예술감독으로 취임한 성석배 감독, 그가 취임 후 첫 연출을 맡은 작품이 곧 관객들과 만난다. 지난 6일, 공연 연습이 한창인 대구시립극단 연습실에서 성 감독을 만나 자신의 인생 대부분을 함께 한 '연극'과 이번 대구시립극단 정기공연 작품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대구시립극단 예술감독 취임 이후 그동안 어떤 시간을 보냈나.
"시립극단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단원들의 개성을 파악하고 작품 준비를 하다 보니 시간이 훌쩍 지나간 것 같다. 내년 사업들에 대한 고민과 함께 '시립극단이 앞으로 어떻게 가야 하는가'에 대한 방향성을 정립하는 시간과 기회도 가졌다. 시립극단이 가지는 공공성과 예술성, 대중성을 어떻게 조화시켜 끌고 나갈 것인가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구상하는 시간이었다."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며 중점을 둔 부분은.
"시립극단이 '원팀'이라는 것을 강조하면서도 배우들 각자가 가지고 있는 창의성을 끄집어내고, 작품 속에 접목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기 위해선 배우들과 연출자가 언제든 편하게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야 한다. 배우들이 정말 뭔가를 하고 싶어서,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와 연기를 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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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여기가 집이다'의 한 장면. <대구시립극단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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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모두의 남자'의 한 장면. <대구시립극단 제공> |
"첫 작품은 '연극의 본류'를 찾고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꿈꿨던 작품보다는 연극성이 짙은 작품을 처음으로 무대에 올리고자 했다. 어떤 화려함보다는 작품의 진정성을 먼저 보이고 싶었다. 그 속에서 시민들이 재미와 감동을 느낄 만한 작품을 선택했다. 사실 내가 하고 싶은 작품은 민간에서 많이 해봤다(웃음). 단원들과 막바지 연습을 하고 있는데, 이 시간이 참 소중하고 행복하다."
▶작품에 대해 소개를 해준다면.
"이번에 시립극단에서 제56회 정기공연으로 연극 두 편을 연이어 선보인다. 첫 작품은 내가 연출한 '여기가 집이다'로, 14~16일 대구문화예술회관 비슬홀에서 공연된다. 인간과 삶, 현실과 희망을 담은 작품이다. 조금은 특별한 20년 전통의 갑자고시텔에서 벌어지는 일들, 그리고 극 중 인물의 상황이 관객들에게 깊은 여운과 씁쓸한 감동을 남길 것이다. 가볍지 않은 주제이지만, 웃음이 공존했으면 한다. 두 번째 작품은 '모두의 남자'로, 21~23일 소극장 길 무대에 오른다. 시립극단 김은환 트레이너가 연출을 맡았다. 아일랜드 극작가 존 밀링턴 싱의 '서쪽 나라에서 온 멋쟁이'가 원작으로, 작가의 상상력과 발랄하고 자유분방한 분위기를 살린 연극이다. 개성 있는 캐릭터와 코믹한 상황이 흥미진진하게 전개될 것이다. 무대가 가까워 관객들이 배우의 디테일한 연기를 감상할 수 있는 등 소극장 공연의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을 기대한다."
▶최근 소극장 학전의 폐관 소식도 들려오고, 소극장과 연극계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이야기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연극인의 한 사람으로서 느끼는 바가 남다를 것 같다.
"그간 민간 극단 대표로 관객과 만나면서 보람도 있었지만 힘든 점도 적지 않았다. 작품에만 전념하고 싶지만 그럴 환경이 아니었다. 공립극단이 민간 연극계 활성화의 한 동력, 활력소가 돼야 한다는 생각이다. 민간이 활성화 돼야 연극 공연계 전반이 살아나고, 시립극단도 활성화될 수 있지 않겠나. 그래서 이번 정기공연에는 민간과 시립극단의 상생이라는 의미도 들어있다."
▶마지막으로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워낙 화려한 공연 장르가 많아져서 연극의 인기가 예전 같지 않은 것 같다는 말도 있다. 일각에선 연극이 재미없고 고리타분하다는 선입견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연극이 가진 가치와 매력이 분명히 있다. 연극은 인간성 회복을 지향하고, 그 안에 휴머니즘을 담고 있는 장르다. 어쩌면 많은 공연의 '기본'이 연극일 수 있고, 종합 예술적인 면도 있다. 시립극단은 앞으로도 시민들에게 양질의 연극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많이 노력하겠다. 연극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가져주시면 감사하겠다."
글·사진=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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