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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민주주의 위협 '정치테러' 누가 불렀나

2024-01-02 20:33

민주당 이재명 대표 부산서 흉기 습격 당해
진영정치의 부작용, 언제든 반복될 수 있어
'검투사' 정치권 스스로 돌아보고 자성해야

[뉴스분석] 민주주의 위협 정치테러 누가 불렀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일 부산 가덕도 대항전망대에서 피습됐다. 이 대표는 이날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방문, 기자들과 만나 질의 응답을 마친 뒤 차량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흉기를 든 괴한에게 목 부위를 흉기로 습격받았다. 부산일보 제공
극단의 진영정치가 부른 심각한 부작용일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일 부산 가덕도에서 60대 남성의 습격을 받았다. 이 남성은 지지자인 것처럼 접근해 흉기로 이 대표를 공격했다. 아직 구체적인 범행 동기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이 대표에 대해 증오심을 가진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 남성은 경찰에 "이 대표를 죽이겠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를 향한 공격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정치테러'라는 데 이론의 여지가 없다. 자유민주주의에서 결코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고,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폭력이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SNS를 통해 "민주주의는 누구나 이견이 있으면 투표를 통해 더 많은 시민의 동의를 받기 위해 경쟁하는 시스템"이라며 "생각이 다르다고 극단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을 어떤 경우에서도 용납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 전 대표의 지적은 정확하다. 타인의 주장이 자신과 다르더라도 존중하는 게 민주주의 정치방식이다.


정치권은 벌집을 쑤신 듯 시끄럽다. 여야 모두 한목소리로 엄정한 수사와 무관용 원칙을 강조한다.


야당 대표가 테러를 당했으니 당연한 반응이지만, 스스로를 한번 돌아볼 필요가 있다. 정치권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나와야 한다. 총선의 유불리만을 따질 때가 아니다.


이념과 혐오의 정치가 만연한 현실에서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폭력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여야는 상대를 악마화하는 데 익숙하다. 진영이 다르면 상대가 아무리 옳은 소리를 해도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자신의 진영을 맹목적으로 따르는 패거리 문화가 일상화됐다. '개딸'(개혁의 딸)로 대표되는 극단적 지지층이 위력을 발휘한다.


'편 가르기'는 전임 문재인 정부부터 이어지고 있다. '조국 사태'를 계기로 국민은 양분됐고, 후유증은 전혀 아물지 않았다. 오히려 심화되는 모습이다.


윤석열 정부에서도 여야는 상대를 인정하지 않는다. 각자의 입장을 고집하며 민주주의의 근간인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외면하고 있다. 민주당은 의석 수를 앞세워 '입법 폭주'를 수시로 감행하고 있고, 대통령 거부권 행사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 대표의 피습에 대해 SNS에 "증오의 정치시대를 열었다. 증오의 정치, 독점의 정치, 극단적인 진영대결의 정치가 낳은 비극"이라며 "서로가 서로를 증오하고 죽고 죽이는 검투사 정치는 이제 그만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이 또 다른 비극을 가져올 수 있는 극단의 대결을 이제라도 멈춰야 한다는 국민적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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