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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꿈나무들의 그림책 '완판' "수익금으로 티셔츠 만들었어요"

2024-04-29

■ 대구예아람학교 '특별한' 문화예술 프로젝트
발달장애학생들과 공동 프로젝트
'옷장을 접수한 장난감들' 작년 출간
300권 모두 판매 돼 수익금 창출도
학생들 그림 넣은 단체 티셔츠 제작

예술 꿈나무들의 그림책 완판 수익금으로 티셔츠 만들었어요
대구예아람학교 재학생들의 글씨체, 그림체를 모아 만든 티셔츠를 입고 포즈를 취한 학생들. <대구예아람학교 제공>

대구예아람학교는 전국 첫 문화예술 중점 특수학교다. 대구예아람학교의 특별한 문화 예술 프로젝트가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른바 '책도 짓GO, 돈도 벌GO, 옷도 만들GO' 선순환 프로젝트를 통해 함께 성장하며, 'Disable'(장애)이 아닌 'This able'(가능성)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책도 짓GO!-'옷장을 접수한 장난감들' 그림책 출판

대구예아람학교의 발달장애학생 9명과 가수 고(故) 신해철씨의 자녀인 신하연양이 5개월 동안 함께 만든 '옷장을 접수한 장난감들'이라는 그림책이 2023년 5월 출간됐다. 독특한 그림체와 글로 발달장애학생이 세상에 전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앞서 대구예아람학교를 방문한 신양은 학생들과 '책 짓는 아이들'이란 이름으로 약 5개월간의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된다. 아프면 병원에 가서 약을 짓듯이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책을 짓자는 의미로 지어진 이름이었다.

학생들이 마음속에 가지고 있는 독특한 그림체를 표현해 내기 위해 캐릭터를 탄생시키는 과정도 재미있었다. 수업을 통해 실제 달걀을 깨서 안에 석고를 채워 자신만의 알 캐릭터를 만들고 거기서 나만의 캐릭터가 나와 성장하는 과정을 그림으로 표현해 봤다. 그렇게 탄생한 샴쌍둥이 '럭키키불행복' '국민국' 캐릭터가 그림책의 주인공이 됐다. 학생들의 이야기는 그림책 속 대사에 담겼다.

이 그림책이 세상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바로 '기다림'이다. 누군가는 다른 사람보다 조금 느리지만 기다리면 스스로 깨고 나올 수 있는데, 기다리지 못하고 주변에서 계속 나오라고 닦달하는 건 아닌지 생각해 보게 한다.

◆돈도 벌GO!-그림책 판매 통해 생긴 소중한 수익

'옷장을 접수한 장난감들'은 온·오프라인으로 판매됐다. 자신들의 그림과 글로 엮은 책이 판매가 되고 수익금이 생기는 것이 학생들에게는 신기하고 처음으로 경험하는 일이었다.

준비한 300권의 책이 모두 다 판매가 됐고, 발생한 수익금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를 놓고 대구예아람학교 운영위원회에서 심의를 진행했다. 그 결과 대구예아람학교 학생들의 문화예술활동에 활용하는 것으로 정해졌다.

이는 단순히 그림책 수익금이 발생한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의 더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학교 측은 설명했다. 2021년 전국 최초 문화예술중점 특수학교로 문을 연 대구예아람학교 학생들이 예술활동을 펼쳐 만들어낸 소중한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발달장애인이 훌륭한 예술을 창조할 수 있는 주체란 것을 증명한 일이기도 하다.

대구예아람학교 관계자는 "장애 예술가로 역량을 키우려면 궁극적으로는 생계가 보장돼야 한다. 따라서, 발달장애 학생들이 제작한 작품의 수익금이 발생한 것은 그들의 미래를 위해 아주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옷도 만들GO!-세상에 하나뿐인 우리의 특별한 아이템

'옷장을 접수한 장난감들'이 온·오프라인에서 판매돼 수익금이 발생했고, 이것을 학교 학생들에게 다시 돌려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면서 새로운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대구예아람학교는 학생들에게 소속감을 심어주고, 학교가 갖는 의미를 담아 세상에 하나뿐인 특별한 단체 티셔츠를 제작했다.

특수학교는 유·초·중·고 다양한 연령대의 학생들이 함께 학교생활을 하고, 학생 개별 특성을 존중해 주고자 통일된 교복을 입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활동성이 좋은 티셔츠를 제작한다면 모든 연령대의 학생들이 편하게 착용하는 '단체 아이템'이 될 수 있다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티셔츠에 들어갈 디자인은 학교 교가에서 착안했다. '알록달록 꿈이 펼쳐진 들에서, 룰루랄라 우리의 꿈을 노래해…작은 울림, 큰 사랑 우리 예아람'. 교가 가사에 등장하는 꿈, 희망, 사랑, 문화, 음악, 미술 등 단어의 이미지를 학생들이 자유롭게 그려보게 했다. 그렇게 학생들의 서툴지만 예쁜 글씨체, 그림체 하나 하나가 모여 멋진 그래픽 작품이 탄생했다. 대구예아람학교와 MOU를 맺은 예비 사회적 기업 '러플'과 함께 흰색과 남색 2종의 티셔츠를 제작했다. 티셔츠 제작에 함께 참여한 차지은(고 2)양은 "제가 그린 그림이 티셔츠 안에 들어가니 뿌듯한 기분이고, 학교 선후배들이 함께 똑같은 옷을 입으니 사이가 돈독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예아람학교 김연호 교장은 "이번 티셔츠 제작 프로젝트를 통해 서툴지만 학생들의 손길 하나하나를 모아 기성품 못지않은 훌륭한 디자인을 만들어 낸 것은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에도 좋은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한편, 대구예아람학교는 향후 문화예술교육활동의 결과물이 판매로 이어질 수 있는 다양한 상품화 아이디어를 고민 중이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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