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롯머신, 바카라 등 도박사이트 운영 총책, 자금 관리책 등 4명 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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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원이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자를 현장에서 검거하고 있다. 경북경찰청 제공 |
전국 성인 PC방에 1천700억원 규모의 도박 게임을 제공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16일 경북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2022년 4월부터 올해 4월까지 경북 구미 등지에서 슬롯머신·바카라 등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전국 수백여곳 성인 PC방에 도박게임을 공급한 도박사이트 운영 총책 등 4명을 검거하고 이중 3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검거된 총책 A 씨(50대)는 최근까지 전국의 성인 PC방 업주와 수수료 계약을 맺고(베팅금액의 일정비율 수수) 1만3천여명의 성인PC방 이용자에게 슬롯머신, 바카라 게임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사이트 운영 규모는 1천700억원에 달한다.
이들은 불특정 다수의 회원을 모집하는 방식이 아닌, 속칭 '매장'이라고 하는 성인PC방을 하부에 두고 성인PC방을 방문자에게만 도박공간을 안내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성인PC방에 도박게임을 제공하고 피해자가 도박에 쓸 포인트를 충전하기 위해 업주에게 현금을 주면 PC방 업주가 피의자들의 도박 운영 계좌로 송금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챙겼다. 피해자들이 짧은 시간에 돈을 잃을 수 있도록 게임 구조를 설계하기도 했다.
경찰은 불법 도박사이트 정보를 입수한 뒤 운영자 등을 잇따라 검거했다. 또, A 씨 등 운영자들의 범죄수익금을 추적해 11억2천만원을 기소 전 추징보전 조치하고, 성인 PC방 업주들에 대해서도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오민석 경북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장은 "모든 종류의 불법 도박은 이용자에게 유리한 구조로 운영되지 않는다"라며 "오픈채팅방이나 유튜브 등 불법 도박 유혹에 넘어가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경북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지난해 9월부터 8개월간 불법 사이버도박 특별단속을 벌여 도박사이트 운영조직 20명, 대포 통장 명의자 15명, 도박행위자 55명을 검거해 5명을 구속했다.
오주석기자 farbrother@yeongnam.com

오주석
영남일보 오주석 기자입니다.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