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Q 홈페이지 캡처 |
치킨 프랜차이즈 BBQ가 운영하는 제너시스BBQ가 정부의 요청에 치킨 가격 인상을 또다시 연기했다. 하지만 식품업체, 외식업체가 가격 인상 공지 후 계획을 두 차례나 연기하는 것은 이례적이라 일부 소비자와 BBQ가맹점주는 혼란스러운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31일 BBQ는 치킨 가격 인상 날짜를 다음 달 4일로 늦추기로 결정했다. BBQ는 "가격 인상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5월 31일 적용 예정이던 권장 소비자 가격 조정 정책의 시행 시점을 오는 6월 4일로 유예한다"며 "어렵고 힘든 시기에 패밀리(가맹점주)의 감내와 결단에 감사드린다"고 공지했다.
당초 BBQ는 이달 23일부터 황금올리브치킨과 황금올리브치킨콤보 등 주요 제품 가격을 3천 원 가량 올릴 예정이라 발표했다. 하지만 이를 8일 늦춘 날인 31일에 가격을 인상하겠다고 공지했다. 가격 인상 당일이었던 이날, 또 다시 내달 4일에 가격을 올리겠다고 재공지 한 것이다.
BBQ가 가격 인상을 두 차례나 미룬 것은 정부 요구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 측이 소비자 단체에서도 가격 인상에 반대하는 상황인 만큼 가격 인상을 늦춰달라는 요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식품업체나 외식업체가 가격을 인상한다고 했다가 계획을 두 차례나 연기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때문에 BBQ 가맹점주와 일부 소비자들은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직장인 최모(여·28·대구 북구)씨는 "가격 인상 철회가 아닌 며칠 유예하는 것이 큰 의미가 있는 지 모르겠다. 5월 말에 올리나 6월 초에 올리나 소비자 입장에서 받아들이는 건 비슷하다"며 "한편으론 정부가 왜 사기업의 가격 정책에 관여를 하는 지도 의문이다. 가격이 적절하지 않으면 소비자들이 구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같은 가격 인상 지연은 다른 식품·유통업체에서도 발생한 적 있다. 롯데웰푸드도 초콜릿 주원료인 코코아 가격이 급등하자 빼빼로와 가나초콜릿 등 제품 17종 가격을 이달 1일부터 평균 12% 올리기로 했다가 정부 요청에 인상 시기를 한 달 늦춘 바 있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이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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