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매장서 화장 전환 90.8%
도시숲 등 활용한 자연장 대세
장사문화 패러다임 일대 변화
세계 최대 공원모지 녹지 명성
독일 도심 올스도르프 공원묘지
충남 보령 모란공원선 영화제도
혐오인식전환 지역발전 도모
경북 성주군 선남면에 위치한 우성공원, 최근 친환경 장사시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수목장 조성사업이 한창이다. |
현대 사회가 환경보호와 지속 가능한 발전에 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친환경 장례방식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친환경 장사시설에 대한 국민 인식과 장례문화는 최근 몇 년간 큰 변화를 겪고 있다.
전통적인 매장 방식에 비해 고인의 유골을 나무 밑에 묻는 수목장과 고인의 유해를 봉분 없이 평평하게 묻는 평장은 공간 절약과 관리의 편리성, 경제적 부담 경감 등으로 많은 사람이 선호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정부와 지자체가 친환경 장사시설에 대한 법적, 제도적 지원을 더하면서 국민의 인식 변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례문화의 개인화, 다양화, 간소화와 같은 시대 흐름과 맞물려 현대 사회의 새로운 장례 문화를 형성하면서 친환경 장사시설에 대한 평가도 새롭게 모색되고 있다.
◆친환경 장사시설에 대한 인식개선 절실
친환경 수목형 장사시설은 전통적인 묘지 대신 자연 친화적인 방식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기리는 장소로 자연 그대로를 보존하기 때문에 환경 보호와 지속 가능성에 이바지한다는 점에서 점점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자연장지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장사시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공급 부족을 초래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제3차 장사시설 수급 종합계획(2023~2027)에 따르면 장사정책 공적 책임 강화와 친자연·지속 가능한 장사시설 확산을 비전으로 △지속 가능한 장사시설 △장사 서비스 질 제고 △국가책임 강화 △새로운 장사문화 선도가 포함돼 있다.
이중 친자연적 수요자 중심의 장사시설 조성관리는 현대적이고 편리한 장사시설은 물론 복합 장사문화시설을 녹지공원 형태로 건립해 주민 여가시설로 활용할 수 있는 복합 장사문화시설로 다변화한다는 것이다. 휴식 공간이면서 추모가 공존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해 휴식처 및 관광 ·문화시설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보건복지부는 도시 숲, 수목원, 자연휴양림 등에 기존 산림자원을 활용하는 등 환경과 생태를 고려한 지속 가능한 공설 수목장림 확대 및 조성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또 장사시설에 대한 인식 개선 및 교육 홍보를 병행하고 국비지원단가 현실화 및 유치지역 혜택 지원, 지역 주민 상생협력 방안 마련도 마련할 계획이다.
◆친환경 자연장지 부족
정부의 1·2차 장사시설 수급계획에 따르면 국내 장사 문화는 2021년 기준 매장에서 화장으로 장사 방법 전환률이 90.8%에 달했다. 하지만, 자연장지 안치율도 높은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전체의 18.4%에 그쳤다. 봉안시설 안치율(35%)보다 여전히 저조한 것이다.
이는 자연장에 대한 인식 및 홍보, 희망 자연장 반영 부족 등으로 안치가 저조한 것으로 분석됐다.
경북도의 자연장지 공급의 경우 개인과 가족 종·문중의 자연장지를 제외할 경우 2023년부터 공급부족분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제3차 경북도 장사시설 수급계획에 따른 경북지역 자연장 수요를 살펴보면 △2023년 (6천697구)△ 2027년 (9천42구)△ 2037년(1만7천384구)으로 전망되는 반면 자연장 공급능력은 △2023년(1만5천536구) △2027년 (-1만4천678구) △2037년 (-13만9천937구)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2023년(8천839구) △2027년(-2만3천720구) △2037년 (-15만7천321구)의 공급 부족분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개인, 가족, 종·문중 자연장지를 제외하면 2023년부터 -3구의 공급부족분이 발생하고 2027년( -3만2천561구) 2037년 (-16만6천163구)의 공급 부족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
경북 남부권역(경산·영천·성주·청도·고령) 중 경산시의 경우 2022년 기준 봉안 가능 구수가 4천89구로 2027년부터 봉안시설의 공급 부족이 우려되고 있다. 남부권 전체적으로 자연장지의 공급능력을 고려했을 때 자연장지와 산분장을 중심으로 한 장사시설의 건립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고령군은 공설 봉안시설이 없고 종교단체에서 자연장지를 1개소 공급하고 있다. 2037년까지 약 7천800구가량의 봉안 및 자연장지 수요가 발생하게 된다.
영천시는 2027년까지는 봉안 여력이 충분하다고 진단했지만, 장기적으로 누적 수요가 공급보다 많아 추가적인 공급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됐다. 청도군도 아직 수급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지 않지만 자연장지 공급이 상대적으로 부족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다만 성주군은 사설법인 3개소와 종교단체 1개소, 사설 1개소 등이 있어 2027년까지 자연장지의 가능구수는 8천369구로 1년 평균 자연장에 대한 수요 300구를 감안할 때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경북도 관계자는 "자연장지 부족 현상에 대비한 자연장지 공급 중장기 계획이 연차별로 수립되어 집행할 때만 자연장 수급을 차질없이 충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례문화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
독일 함부르크에 있는 올스도르프 공원묘지는 세계에서 가장 큰 공원묘지이자 녹지이며 다양한 동식물의 서식지이자 사람들의 휴식처로 자연과 문화, 추모와 휴식이 어우러진 도심 속 공원으로 손꼽힌다.
국내에서는 충남 보령시 은골마을 영화제가 우수사례로 손꼽힌다. 지역 청년회가 주관하는 이 영화제는 보령시 모란공원(봉안당, 공동묘지)에서 문화예술 공연 및 야외 영화제 등을 개최해 유명 피아니스트와 국악인 초청 공연, 웹툰 작가 및 영화감독과 함께하는 영화관람 등이 진행된다. 문화를 통해 장사시설에 대한 일반인들의 부정적 인식을 획기적으로 바꾸고 마을 자원을 활용해 지역발전을 도모한 사례로 평가된다.
최근 경북 포항에서는 화장장을 포함한 추모공원 신설을 두고 7개 마을이 유치 의사를 밝혀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포항시는 전체 면적 33만㎡ 가운데 화장장 등 장사시설은 20%만 조성하고 나머지 80%는 지역주민을 위한 공원과 전시관, 체육시설 등으로 조성하기로 했다. 또 최종 후보지에는 210억원 상당의 마을 발전기금과 주민고용 혜택도 제시했다.
화장시설 등 장사시설은 국민 편의 및 복리 증진을 위한 필수 시설이지만 지역에 따라서는 여전히 혐오 기피 시설로 인식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최근 성주군 수륜면 계정리에 추진 중인 자연장사시설 건립과 관련해 초창기 일부 지역 주민들의 반대의 목소리가 있다. 하지만 친환경 장사시설의 대한 인식개선 등으로 인해 유치를 희망하는 목소리도 많아지고 있다.
지역의 한 장사시설 관계자는"친환경 장사시설에 대한 국민의 긍정적인 인식변화로 자연장지의 수요는 크게 증대되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며 "시설 현대화 및 최대한 자연경관을 살려서 이용객이 편안한 마음으로 수시로 이용할 수 있도록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사진=석현철기자 shc@yeongnam.com
석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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