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본부 교수진과 일심동체가 돼
연구 교육 직업 중심으로 대학 혁신
이철우 경북도지사 적극 지원도 한몫
안동대와 통합 국립공공대 근간 마련
예천캠퍼스 지역사회 발전 견인할 것
경북도립대와 국립안동대가 지난해 글로컬 대학에 최종 선정됐다. 내년부턴 전국 최초의 국·공립대학 통합모델인 공공형 대학 '국립경국대학교'로 새 출발한다. 그 과정의 중심에 김상동 경북도립대 총장이 있다. 최근 집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그간 소회와 국립 경국대 탄생 배경에 대해 들어봤다.
▶경북도립대 총장 임기가 오는 8월 말 끝난다. 소회가 어떤가.
"왜 경북도립대를 경영하겠다고 했는가 하고 되돌아보는 순간들이 있었다. 일반대학과는 환경이 다른 전문대학 분위기에 적응하는 처음 6개월간 여러 고민을 했다. 그 기간에 'PROMISE 2025 비전 선포식'을 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대학경영에 힘을 실어 주며 적극 지원도 했다. 대학을 확 바꿔 경북의 고등교육발전과 국가에 기여해달라는 특별주문이 있었다. 작은 힘이지만 그간 대학발전에 이바지했다는 점에선 큰 보람도 느낀다."
▶경북도립대 총장을 하며 가장 보람을 느꼈던 일과 아쉬웠던 일은.
"그간 대학 혁신을 위해 교수들과 쉼없이 고민하고 노력해 왔다. 지난해엔 국립안동대와의 통합을 전제로 글로컬 30에도 선정됐다. 지난 7일 교육부로부터 최종 승인돼 내년 3월 '국립경국대'로 새 통합대학이 출범한다. 가장 보람있었던 것은 대학본부, 교수들과 일심동체로 대학변화에 집중했다는 점이다. 앞으로 국립경국대는 경북도의 대표 거점국립대학으로서 경북지역 고등교육을 선도하며 세계적 명문대학으로 도약할 것이다. 경북도 산하 7개 교육·연구기관과 협력사업을 공동운영하고 대학 중심의 지역혁신모델을 제시하는 공공형 통합대학으로 나아가게 된다. 아쉬운 점은 도교육기관의 융합 통합을 통한 독자적 일반대학으로 변모하려는 최초 경북도립대학 혁신발전방안이 계획대로 추진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전국 7개 도립대학이 광역지자체 산하 교육, 연구기관과 융합 통합해 새로운 혁신대학으로 변모하고 ,국립대와의 선의의 경쟁을 통해 국내 고등교육 변화를 유도하려는 일이 실현되진 못했지만, 안동대와의 통합으로 국립대와 도립대의 질적 변화 목표는 어느 정도 해소됐다고 본다."
▶'장관급' 경북대 총장도 역임했었다. 두 대학을 직접 경영해보니 어떤 점이 다른다.
"학생들이 미래의 독립적인 삶을 영위하는데 필요한 소양을 기르고 창의적 생각과 지식을 깨우치는 데 있어 경북대(일반대학)나 경북도립대(전문대학)의 교육 본질은 변함이 없다. 다만 교육 및 강의 방법은 서로의 특성에 맞게 적용돼야 한다. 고등교육법에 7분야로 분류된 대학의 성격을 국내대학의 질적전환과 국제 경쟁력을 위해 연구중심·교육중심·직업교육중심으로 규정해야 한다. 지역소멸과 저출산 시대에 학생수급에 과다하게 의존하는 대학은 소멸의 길로 간다.카이스트 등 특수목적과학기술대학의 소멸을 걱정하는 국민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학생수급에 의존하기보다 교수 역량에 기인한 대학을 운영해서다. 일반대학은 연구 또는 교육중심 대학으로 재편시켜 교수 역할이 창의적 연구와 지역 산업체에 더 많이 기여할 때 대학은 학생수급에 덜 의존하게 된다.이는 지역소멸및 저출산 극복의 전환점이 될 것이다. 전문대이 평생교육의 핵심이 되려면 직업교육중심대로 변모해 지속가능성을 확보해야 한다. 이에 정부는 교수 역량을 제고시키는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융합교육과 연구가 교수사회에 일상이 되는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그래야 융합교육 명분으로 글로컬30 사업에 요구되는 무전공도입이 1976년 계열별 모집과 1994년 도입된 학부제 실패의 전철을 밟지 않을 것이다."
▶높은 취업률을 자랑하는 경북도립대만의 강점은
"전문대학의 장점은 전문분야에 실천적으로 적용되는 교육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경북도립대는 각 산업분야에 요구되는 전문자격증 취득 독려와 산업체 맞춤형 교육을 했다. 이같은 교육 목표하에 저렴한 등록금, 기숙사 제공과 풍부한 장학혜택이 학생들에게 더 매력적으로 다가갔다. 우선 도 조례 개정을 통해 전액 무상 등록금 제도를 도입, 학비 걱정 없는 교육복지를 실현했다. 이는 아마 전국 최초일 것이다. 특히 지난해 경북도립대의 취업률은 75.2%나 된다. 단순취업률 보다도 유지 취업률이 도립대학 중 항상 1등이다. 전국 전문대학 중 최상위권이다. 그만큼 졸업생이 안정적인 일자리에 많이 취업하고 있다. 공직진출률이 지난해 19.5%다. 타 대학에 비해 4배 이상 높다."
▶내년 3월 '국립경국대'로 새로 출범한다. 통합의 배경은.
"실용교육과 학술교육의 완전한 결합을 위해 독일 '함부르크대학 모형'에서 경북도립대 전문학사제와 안동대의 일반학사제를 결합, 일체형 교육과정을 완성하고자 했다. 고등교육법 한계로 국립경국대 학사제도의 다양화는 이루지 못해 일반대학으로 승인받았다. 국가기관과 도립기관간 융합으로 국·공립대학의 기능이 강화된 미국 '코넬대 모형'을 적용하고자 했던 부분은 국립과 공립, 일반대와 전문대의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아 뿌듯하다. 이러한 고민들이 두 대학간 통합에 많은 아이디어를 제공했다고 본다. 경북도립대는 경북도의 지역혁신정책을 가장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가진 공립대다. 전문대는 인프라와 재정적면에서 한계가 있다. 반면 4년제 국립대인 안동대는 지역사회와 연결된 많은 프로그램을 진행하지만 경북도의 정책에 대한 즉각적 대응에는 한계가 있다. 경북도 조직인 경북도립대와 국가교육기관인 안동대의 통합은 이러한 두 대학의 한계를 해결하면서, 경북도가 가진 교육·연구기능을 통합 운영할 수 있는 국립공공형대학의 근간을 만들어 줄 것이다."
▶통합 후 도립대 부지는 어떻게 활용되고, 국립경국대 예천캠퍼스의 비전과 목표는.
"국립경국대 예천캠퍼스에는 공공수요인재대학과 행정경영대학원을 중심으로 공공부총장과 1본부,1행정실, 1센터(K-ER센터)를 둔다. 교육기본시설인 도서관과 부속시설인 평생교육원, 산학협력분단, 기숙사, 경북글로벌학당 등을 중심으로 지역발전을 견인할 것이다 . 예천캠퍼스의 공공수요인재대학은 지역 공공 수요 기반 인재 양성을 통한 지역발전을 선도하기 위해 유지된다. 농·축산업 경쟁력 강화, 외국인 유학생 지원강화를 추진전략으로 놓고 세부과제들을 추진한다. 향후 국립경국대의 중장기발전계획 수립을 통해 예천캠퍼스의 비전과 목표를 재정립해 나갈 것이다."
▶통합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지난해 10월 국립안동대와 경북도립대학 간 통·폐합신청서를 교육부에 제출했다. 교육부 주관으로 5차에 걸쳐 통폐합심사위원회도 열렸다. 다른 부분들은 협의를 통해 잘 조정됐다. 하지만 교명과 관련해선 여러 논란이 있었다. 아직도 안동대 총동문회와 안동시의회 등 반대 여론이 일부 존재하고 있다. 국립경국대는 경북도를 대표하는 거점국립대학으로 비상하면서 경북도와도 긴밀하게 협력, 발전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안동을 포함해 경북을 아우르는 교명이 필요했다고 이해해주면 고맙겠다. 통합대학의 기본철학은 국립대학과 경북도의 교육 연구기능 수행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였다. 그 기능을 가지려면 도의 조례로 도 산하기관과의 협력과 재정지원을 항구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대학이 지역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강력한 의지와 산하기관과 대학의 조화로운 협력 운영에 모두가 동의해 통합이 이뤄졌다는 점이 큰 성과이다. 이런 일련의 과정과 금오공대와의 통합시도 불발 등이 통합과정에 어려운 점이었다. 이번 성공적인 통합은 전국의 대부분 도립대와 국립대의 통합에 임하는 긍정적 선례가 되고 있다."
▶임기가 끝난 후 계획은 .
"임기 동안 경북도립대를 걱정해주고 도와준 지역 기관장과 지역주민에게 감사드린다. 통합 국립경국대는 이제 첫 발걸음을 시작하려고 한다. 학령인구 격감시대에 피할 수 없는 선택으로 예천과 안동시민들이 이해해주면 좋겠다. 통합대학은 국립안동대의 역사와 전통을 이어 갈 것이다. 그 새로운 미래에 경북도와 도의회가 적극적인 행·재정지원을 통해 통합대학 성공에 항구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본다. 앞으로 통합대학은 또한 예천군의 자부심을 대변할 것이다. 22개 기초지자체가 필요한 공공형대학의 역할을 국립경국대 예천캠퍼스가 맡을 것이다. 지역사회가 대학을 아끼고 대학이 지역사회의 발전을 견인하는 역할을 잘 수행해 예천·안동지역과 나아가 경북도와 국립경국대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한다."
글·사진=손병현기자 why@yeongnam.com
손병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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