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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경북대 총장 선거와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

2024-06-26 18:17
[취재수첩] 경북대 총장 선거와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
노진실 사회부 차장

"늦어도 오늘 저녁이면 두 명의 총장 임용 후보자가 선출됩니다. 우리는 이 자리에서 약속 드리겠습니다. 새로 구성되는 본부에 대해서 '불가근불가원' 원칙을 유지하겠습니다. 9명의 후보 교수들에게 그동안 수고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25일 오전 경북대 글로벌플라자에서 열린 '총장 임용후보자 선거 합동연설회'를 앞두고 학내 한 단체 관계자가 이렇게 축사를 했다.

그날은 앞으로 4년간 경북대를 이끌어갈 새 수장을 뽑는 중요한 날이었다. '역사와 전통의 경북대' '대학의 미래를 열어갈' '지방대 위기 속에서' 등으로 거창하게 시작하는 축사가 나올 줄 알았는데, 예상 밖의 간결하고 담백한 축사였다.

경북대 총장 선거가 마무리됐다. 이번 선거는 대구경북을 대표하는 거점 국립대의 총장을 뽑는다는 것 외에도 몇 가지 큰 의미가 있었다.

우선, 경북대 총장 선거 방식이 직선제로 전환된 후 치러진 두 번째 선거라는 의미가 있었다. 또 경북대가 대내외적으로 많은 변화와 쇄신의 요구를 받고 있는 상황 속에 치르는 선거라는 것도 의미를 더했다. 이번 총장 선거 전 경북대는 여러 위기의 상황을 맞아야 했다.

경북대에 오래 몸 담은 한 구성원은 "세대와 학교 문화 등이 변해가는 과도기적 시기에 치러진 선거"라고 평가했다.

기자도 다양한 각도에서 선거를 다루기 위해 나름 노력했다. 다른 지역서 대학을 나와 경북대에 대해 깊이 아는 게 없는 탓에 공부하듯 선거 취재를 해야 했다.

선거에선 9명의 후보자가 각자의 공약과 정책들로 차기 총장이 되기 위한 경쟁을 펼쳤다.

막판까지 예측이 어렵던 9파전, 그리고 드라마 같은 역전극 끝에 허영우 교수와 이형철 교수가 각각 총장 임용 후보자 1·2순위로 선출됐다.

경북대 총장 선거를 취재하며 후보들의 다양한 캐치프레이즈와 공약 등 기억에 남는 말과 글이 적지 않다. 그중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선거 당일에 들은 '불가근불가원'이다. 적당한 거리 두기와 긴장감의 유지는 리더십, 신뢰와도 관련이 있는 것이기에 차기 수장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선거가 끝나면 당선자와 낙선자가 갈린다. 당선자에게는 꿀처럼 달콤한 축하와 칭송의 말이 쏟아지게 마련이다. 하지만, 누가 경북대의 차기 총장이 되든 그런 축하와 칭송의 말을 멀리하고, 담담하게 자신에게 주어진 과제를 수행해줬으면 한다. 물론, 경북대 구성원들은 충분히 그럴 역량을 갖춘 인물에게 한 표를 던졌을 것이다.

이번 총장 선거를 통해 경북대가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맞게 되길 바란다.

노진실 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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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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