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통령 직접 해명하라"
윤석열 대통령(왼쪽), 김진표 전 국회의장. 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 출신 김진표 전 국회의장 회고록이 정치권에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 조작 가능성을 언급했다는 내용을 담은 회고록을 두고 대통령실의 반박과 민주당의 해명 요구가 잇따르며 채상병 특검에 이어 새로운 '태풍의 눈'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 겸 당 대표 직무대행은 28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회고록 내용이 사실이라면 국민 안전에 무한 책임을 져야 할 대통령이 극우 유튜브 채널의 아무 말에 경도된 것도 모자라 사실로 굳게 믿고 국정운영을 했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진표 전 국회의장의 회고록 '대한민국은 무엇을 축적해왔는가 1961-2024, 이 나라의 열 정권을 돌아보며'에 따르면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윤 대통령이 극우 유튜버의 음모론적인 취지의 언급을 했다.
김 전 의장은 2022년 12월 5일 국가조찬기도회를 계기로 윤 대통령을 독대한 자리에서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하는 것이 맞다'고 조언했다고 본인 회고록에 썼다. 이에 윤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에 관해 의심 가는 게 있어 아무래도 결정을 못하겠다. "이 사고가 특정 세력에 의해 유도되고 조작된 사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답했다고 적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참사 이후 윤 대통령이 보인 비정상적 행보를 보면 김 전 의장 회고록 내용이 사실일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라며 "대통령실 해명만 듣고 그냥 넘어가기 어렵다. 윤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사고 당시 민주당 원내대표였던 박홍근 의원은 당시 윤 대통령과 나눈 대화 일부를 김 전 의장이 따로 전해줬다며 "생생히 전해 들어 지금도 메모장에 그대로 남아있다"고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밝혔다. 박 의원에 따르면 김 전 의장은 2022년 12월 5일, 국가조찬기도회에서 윤 대통령과 독대해 나눈 대화를 당시 원내 1당 원내대표던 박 의원에게 전해줬다.
박 의원이 김 전 의장에게 전해 들어 작성한 메모에 따르면 당시 윤 대통령은 "동남아 식당이 조금 있는 이태원은 먹거리나 술집도 별로 없고 볼거리도 많지 않은데 그렇게 많은 인파가 몰렸다는 게 이해가 안 간다", "MBC와 KBS, JTBC 등 좌파언론들이 사고 2~3일 전부터 사람이 몰리도록 유도한 방송을 내보낸 이유도 의혹이다", "우발적 발생이 아닌 특정 세력이나 인사에 의한 범죄성 사건의 가능성을 의심으로 갖고 있다", "사건의 의혹을 먼저 규명하지 않고 이상민 장관을 사퇴시키면 혹시 나중에 범죄 사실이 확인될 경우 좌파 주장에 말리는 꼴이니 정부의 정치적 도의적 책임도 수사가 끝난 후에 지게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박 의원은 "김 전 의장이 평소 입이 매우 무겁고 없는 말을 지어낼 분이 결코 아니라는 점은 의정활동을 같이 해본 사람은 다 알기에, 제 메모를 확신해왔다"며 "사회적 논란이나 법적 책임 때문에 수차례 사실관계를 검증했을 김 전 의장의 회고록에 실린 내용을 이번에 다시 확인하니 이젠 분명한 사실로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라고 주장했다.
구경모기자 chosim34@yeongnam.com
구경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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