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조재건 꿈꾸는 '사자 군단' .2] 히트상품 속속…김영웅·좌승현, 삼성 상승세 이끈 돌풍의 주역

홈런을 친 뒤 축하받고 있는 김영웅(왼쪽)과 박진만 감독과 하이파이브 중인 좌완 이승현.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사자 군단'이 좋은 성적과 더불어 히트 상품까지 쏟아내면서 팬심을 사로잡고 있다.

올 시즌 시작 전 중하위권으로 분류됐던 삼성 라이온즈는 전반기 동안 '반짝' 선전이 아닌 꾸준한 경기력으로 지난달 30일 경기까지 '2024 신한은행 SOL 뱅크 KBO리그' 3위를 기록 중이다. 그 과정에 여러 선수들이 돌아가며 활약을 펼쳐 팬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최강 삼성 히어로 누구? 김·영·웅!' 시즌 전반기 동안 삼성 최고의 히트 상품은 누가 뭐래도 김영웅이다. 지난해 유격수 이재현이 어깨 수술 후 재활을 거치면서 김영웅은 그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유격수로 경기에 나섰다. 시즌 시작 전 그가 큰 활약을 할 것이라 기대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김영웅은 스스로를 증명해내면서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김영웅의 활약은 KT 위즈와 치른 시즌 개막 시리즈부터 시작됐다. 3월23일 KT와 첫 경기에서 10회말 1타점 2루타를 쳐 승리에 기여한 김영웅은 이튿날 7회초 무사 2루엔 시즌 첫 홈런으로 경기에 쐐기를 박았다. 지난달 29일 우천으로 '노게임' 선언된 경기까지 치른 김영웅은 이번 시즌 총 17개 홈런을 쳐 팀 내 가장 많은 홈런을 기록 중이다. 그가 타석에 들어설 때면 팬들은 홈런에 대한 기대감을, 상대 투수는 불안감을 느낄 정도로 존재감이 급상승했다.

타석에 김영웅이 있다면 마운드에 좌완 이승현이 있다. 2021년 1차 지명으로 삼성에 입단한 이승현은 그동안 불펜으로 활약하며 큰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선발 투수 전환을 예고하며 5선발 후보 경쟁에 뛰어들었다. 어렵사리 1군 경기 등판 기회를 얻은 이승현은 지난 4월18일 두산 베어스전에 나서 5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쳐 성공적인 전환을 예고했다. 전반기 동안 이승현은 12경기 6승3패를 기록했고, 평균자책점은 3.16으로 잘 던지고 있다. 특히 6월 한 달 동안 5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1.29로 리그 1위를 차지하는 등 앞으로 활약이 기대된다.

젊은 선수들의 활약뿐만 아니라 기존 선수들이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준 것도 이번 시즌 삼성의 비결이다. 특히 대타로 나서 8연패를 끊어낸 김헌곤의 지난 4월6일 KIA 타이거즈전 결승타는 아직도 회자되고 있다. 이번 시즌 전반기 삼성을 이끌어온 '신구 조화'를 상징하는 경기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코치들이 뜯어말릴 정도로 연습량이 많은 이성규의 활약도 귀감이 되고 있다. 이성규는 지난달 30일까지 총 12개 홈런을 치는 등 뒤늦게 경기력이 만개했다. 수비에서도 활약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그간의 노력들을 보상받는 중이다.

후반기 히트 상품 조짐을 보이는 선수들도 빼놓을 수 없다. 6월 들어 올 시즌 첫 1군 경기에 나선 윤정빈은 18경기에 나서 타율 0.302(53타수 16안타)로 준수한 타격을 보여주고 있다. 짧은 기간 홈런 3개를 포함해 안정적인 외야 수비까지 선보이면서 후반기 레이스에 힘을 보태줄 자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대체 선발로 마운드에 올라 5이닝 1실점 호투를 펼친 황동재도 마운드에 힘을 보태줄 자원으로 가치를 입증했다. '사자 군단'은 시즌 후반기 앞으로 어떤 선수들이 활약을 펼치면서 '히트 상품'이 될지 바라보는 재미로 벌써부터 팬들의 기대를 모으는 중이다.

김형엽기자 khy@yeongn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