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해리스 지지"…전·현직 대통령간 리턴매치 무산
민주당, 대체 후보 선출 혼란…유권자, 충격·안도감 교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선을 107일 앞둔 21일(현지시각) 민주당 대선 후보직 전격 사퇴를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 발표 직후에 자신의 러닝메이트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당 대선 후보로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은 2021년 6월 백악관에서 해리스 부통령의 연설 장면을 지켜보는 바이든 대통령의 모습. 연합뉴스 |
오는 11월5일 미 대선이 4개월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연달아 메가톤급 대형 변수가 돌출, 선거판이 격하게 출렁이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각) 엑스(X·옛 트위터)에 성명을 올려 민주당 대선 후보에서 사퇴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지난 13일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세 도중 총격을 당해 미국은 물론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지 8일 만에 또다시 미국 대선판을 뒤흔들 격랑이 몰아닥친 것이다.
고령 리스크 노출에 따른 안팎의 사퇴 압박으로 코너에 몰렸던 바이든 대통령의 하차는 사실 시간의 문제였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예고돼온 일이긴 하다.
역대 최고 비호감 대선으로 불렸던 이번 선거에서 전현직 대통령 간 리턴매치가 무산된 가운데 잇따라 대형 변수를 만난 유권자들의 표심이 어떻게 움직일지도 주목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바이든의 중도하차가 2024년 레이스를 뒤집어놨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갑작스레 재선 캠페인에 종지부를 찍으면서 정치권에 충격파를 던졌으며, 바이든 대타 선출을 놓고 민주당을 전례없는 혼돈에 빠트렸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피격 사건에서 보듯 미 사회가 어느때보다 정치적 분열로 양극화된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도중하차라는 소식을 접한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충격과 함께 불확실성이 하나 걷어졌다는 안도감이 교차하는 분위기다.
지난달 27일 첫 대선 TV 토론 이후 고령 리스크로 당 안팎에서 후보 사퇴 압박을 받아온 바이든 대통령은 갈수록 거세지는 사퇴 요구에도 완주 의지를 굽히지 않았으나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사건으로 '결정타'를 맞았다.
결국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출마 강행으로는 트럼프와의 싸움에서 반전의 모멘텀을 찾기 힘들다는 점을 인정하고, 후보 사퇴 선언과 함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대체 후보로 지지한다고 발표했다.
대체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서는 기대와 불안이 갈리는 모습이다.
메릴랜드주 출신의 민주당 지지자 질 레이크는 "더는 말이 안 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해리스를 후보로 내세웠는데 이는 민주당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뉴욕에 사는 교육계 종사자 메리 빅스(58)는 "이 나라가 흑인 여성을 (대통령으로) 선출할 준비가 돼 있는지 알 수 없어서 다른 면에서는 불안하다. 우리가 빨리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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