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위서 맞붙은 여야 후보…TK신공항 놓고 막판 화력전
“보증 서겠다” 경쟁만…유권자엔 ‘탄산 빠진 콜라’
28일 오전 대구 군위군 대구경북통합신공항 부지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가 신공항 사업개요를 브리핑하고 있다. 이윤호기자
6·3 대구시장선거가 막판 초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와 국민의힘 추경호 후보가 28일 최대 승부처인 'TK공항(대구경북 민·군 통합공항) 건설' 공약과 관련해 경쟁적으로 군위를 찾았다. 현장에는 여·야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등 원내 지도부까지 총출동하며 지원 사격에 나섰다. 하지만 두 후보 모두 기존 입장만 되풀이하는 데 그쳐 확실한 '승부수'를 띄우지는 못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로부터 1조원 확보 및 우선 착공'을 공약으로 내건 김 후보는 이날 한병도 원내대표, 한정애 정책위의장, 복기왕 국토교통위원회 간사, 국토교통부 차관 출신 손명수 의원 등과 함께 군위군 소보면 내의리 TK공항 예정지를 찾아 조기 착공 브리핑을 가졌다.
김 후보는 "앞으로 입법을 책임지고 예산에 확실히 도장을 찍어줄, 보증 세워 줄 사람들을 데려왔다"며 "그분들(국민의힘)이 여당일 때 신공항 사업이 한 발자국도 못 나갔는데, 이재명정부가 출범하자 이제 와서 '기부 대 양여'가 안 되니 100% 국가사업으로 해달라는 건 억지"라고 비판했다. 이어 "공자기금 5천억원이 있어야 부지 매입부터 할 것 아니냐"며 "국채에 연동돼 있어 연리가 2%대짜리 돈인데, 이 정도로 신속하게 하고 정부가 재정지원 약속하면 이게 국가가 책임지는 사업이 아니고 무엇이냐"고 주장했다.
한 원내대표도 "우리가 그냥 온 게 아니다. 정책위의장은 하반기부터 예산을 챙기고, 나는 예산·법안을 통과시키는 사령탑으로 길목"이라며 "김부겸 후보가 내려오라고 해서 집합해 내려왔다. TK공항특별법 개정안도 최대한 수용해 즉각 처리하고 집행될 수 있게 하겠다"고 힘을 실었다.
복 간사는 "추경호 후보는 국가 주도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그렇게 하려면 법부터 완전히 다 바꿔야 한다"며 "정부에서 안 도와준다는 정치적 프레임을 씌우려고 하는 것 같지만, 국토위는 해주고 싶어도 다른 공항과의 형평성을 맞춰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결국 정치싸움만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시민 불편함만 길어지는데 (김 후보 방식으로) 한발짝이라도 빨리 나아가야 하지 않겠나"라고 되물었다.
28일 오전 대구 군위군 대구경북통합신공항 부지에서 국민의힘 추경호 대구시장 후보가 브리핑을 듣고 있다. 이윤호기자
반면 '국가 주도 사업화'를 앞세우는 추 후보는 소보면 내의리 산 중턱에 위치한 TK공항 예정지에 송언석 원내대표, 정점식 정책위의장, 주호영 총괄선대위원장, 이인선 대구시당위원장, 구자근 경북도당위원장, 강대식(대구 동구-군위군갑) 의원 등 TK 국회의원을 대거 불러 모았다.
추 후보는 김진열 군위군수 후보로부터 사업 개요를 듣고 나서 "오늘 송 원내대표와 정 의장이 함께해준 것은 TK공항을 반드시 국가 주도 사업으로 완성하겠다는 당의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매우 뜻깊은 일"이라며 "TK공항은 단순한 지역 사업이 아닌 대한민국 균형발전의 핵심 국가사업이지만, 현재 방식대로라면 대구시가 감당해야 할 금융 부담과 사업 리스크가 지나치게 크다"고 주장했다.
또 "이를 위한 법안도 이미 국민의힘 의원들이 발의했다"며 "민주당과 정부만 결단하면 후반기 국회가 시작되는 즉시 빠르면 6월에도 충분히 처리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TK공항 국가사업화 및 국가재정 책임 강화 법안을 후반기 국회 1호 법안으로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며 "TK공항은 정쟁의 대상이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대식 의원과 정점식 정책위의장은 이 자리에서 '대구경북신공항 국비 추진 및 신공항특별법 개정 당론 채택 결의문'을 낭독하기도 했다. 송 원내대표는 "민주당과 이재명 대통령도 선거할 때만 TK민심을 챙긴다는 식으로 하지 말고 진정으로 TK 발전을 위해 공항이 추진될 수 있게 재정 투입을 적극 검토해 달라"고 말했다.
다만 이날 현장 방문을 두고는 '선거용 이벤트' 성격이 강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여야 모두 경쟁하듯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을 총출동시키는 것 자체에 의미를 크게 두는 모습이 강했다. 두 현장을 찾은 군위군민들은 "선거철에만 오지 말고 빠른 착공을 약속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단체 기념사진'에 더 공을 들인다는 뒷말도 나왔다.
무엇보다 양측 주장이 기존 입장만 반복하는 수준에 머물렀다는 점에서 막판 강력한 '한 방'을 기대했던 부동층 유권자들에게는 '탄산 빠진 콜라' 같이 다소 맥 빠진 장면이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주민대표가 두 후보 현장을 모두 오가며 제안하는 모습이 연출되면서 일부 실랑이가 발생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행사를 두고 여야 캠프 간 신경전도 벌어졌다. 김 후보 측은 전날 논평을 내고 "추 후보 측은 최소한의 정치적 예의를 지켜야 한다"며 "김 후보의 군위 TK공항 부지 방문 일정이 공개된 뒤 추 후보가 서둘러 같은 일정을 잡고 시간까지 앞당겼다"고 주장했다.
서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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