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인 1천500명 강제노역 '아픈 역사' 서려
우리 정부 '전체 역사 반영' 등 일본에 주문
인근 박물관 조선인 노동자 관련 전시물 설치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 현장인 일본 사도광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사진은 노동자 생활 등을 담은 아이카와 향토박물관 전시물. <외교부 제공·연합뉴스> |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 현장인 일본 사도광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고 있는 제46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27일 일본이 신청한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를 컨센서스(전원동의) 방식으로 결정했다.
정부는 일본이 '전체 역사를 반영해야 한다'는 요구를 수용하고 현장에 조선인 노동자와 관련한 전시물을 이미 설치한 데 따라 등재 결정에 동의했다.
가노 다케히로 주 유네스코 일본대사는 이날 회의에서 "사도광산에 대한 한일 간 의견 차이를 원만히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일본은 이미 모든 노동자와 그들의 고된 작업조건 및 고난을 설명하는 새로운 전시 자료와 해설 및 전시 시설을 현장에 설치했다"고 밝혔다.
일본이 새로 설치한 전시물은 사도광산에서 자동차로 5분 거리로 2㎞ 정도 떨어진 기타자와 구역에 있는 '아이카와 향토박물관'에 마련됐다. 박물관 2층 한 구획에 '조선반도 출신자를 포함한 광산 노동자의 생활'이라는 이름으로 사도광산 한국인 노동자의 가혹한 노동조건 등을 설명하고 관련 사료들을 전시하는 공간을 조성했다.
이 전시는 28일부터 일반인에 공개된다. 향토박물관 안내 책자에 별지로 이 공간이 소개되며 한국인 노동자 기숙사 터에도 안내판이 설치된다. 일본은 사도광산 노동자들을 위한 추도식을 중앙·지방 정부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매년 사도섬에서 개최할 계획이다. 올해 첫 행사는 이르면 9월에 열린다.
이러한 일본의 조치는 한국과의 협상을 통해 이뤄졌다. 한국과 일본은 지난달 유네스코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가 사도광산에 대해 등재 '보류'를 권고하며 '전체역사 반영' 등을 주문한 뒤 협상을 진행해 왔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최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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