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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수출 강국의 위상…중국·대만 사이 끼인 한국산

2024-08-20

한경협, '동아시아 주요 경쟁국 수출 경쟁력 분석' 보고서

한국, 10년새 수출증가율, 중국·대만에 밀려

전자기기는 대만, 자동차는 중국에 수출액 추월 당해

게티이미지뱅크.

'수출 강국' 대한민국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최근 10년간 주요 품목의 수출 성장세가 중국·대만 등 주변 동아시아 국가들과 비교해 뒤처졌다.

19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발표한 '동아시아 주요 경쟁국 수출 경쟁력 분석' 보고서를 보면 한국 수출액은 2013년 5천596억 달러에서 지난해엔 6천322억 달러 규모로 13% 성장했다.

같은 기간 중국과 대만은 각각 2조2천108억달러→3조4천217억달러(54.8%↑), 3천51억달러→4천148억달러로(36%↑)로 커졌다. 일본은 수출 규모가 44.6%(69조8천억엔→100조9천억엔) 성장했지만, 엔화 평가절하 탓에 달러화로 환산할 시 0.3%(7천149억달러→7천168억달러) 증가하는 데 그쳤다.

흔들리는 수출 강국의 위상…중국·대만 사이 끼인 한국산
동아시아 4개국의 2013년 대비 2023년 수출액 증감률 및 수출점유율 변화. <한국경제인협회 제공>
한국은 세계 수출 점유율에서도 살짝 밀려났다. 중국과 대만은 2013년에서 2023년까지 10년간 수출점유율을 2.7%포인트(11.9%→14.6%), 0.2%포인트(1.6%→1.8%)를 더 확보했다. 반면 한국은 0.3%포인트(3%→2.7%), 일본은 0.7%포인트(3.8%→3.1%)로 주춤했다.

한경협은 한국의 주요 수출품목에서 나타난 중국·대만의 약진을 우려했다. 지난해 전자기기·자동차·기계 품목 수출액이 한국 전체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3%였다. 2013년(47.8%)보다 무게감은 더 커졌다.

품목별로 보면 한국산 전자기기 품목 수출액은 2023년 1천713억달러로 10년전보다 26.4% 늘었다. 하위 품목인 반도체가 83%(471억달러→861억달러), 2차전지는 112%(46억달러→98억달러) 성장한 영향이다.

흔들리는 수출 강국의 위상…중국·대만 사이 끼인 한국산
동아시아 4개국 전자기기 및 반도체 품목 수출액 현황. <한국경제인협회 제공>
한국 주요 수출 품목별 대(對) 중국·일본·대만 수출 경합도. <한국경제인협회 제공>

우려스러운 것은 중국과 대만의 성장폭이다. 10년새 대만 전자기기 수출액(2천62억달러)은 한국을 추월했다. 반도체 수출이 142.8%(627억달러→1천524억달러)나 널뛴 결과다.

게다가 한국산 반도체는 대만과 중국 사이에 끼인 형국이다. 대만 반도체는 수출액이 커져도 다루는 분야가 크게 겹치지 않아 그나마 다행이다. 반면 중국 반도체는 한국산과 수출경합도(1에 가까울수록 치열)가 0.91(2023년 기준)에 달할 정도로 산업구조가 매우 유사하다. 중국산 반도체 수출액은 최근 10년 새 55%(878억달러→1천363억달러) 성장했다.

또한, 중국은 2013년엔 상위 20대 항목에 없던 2차전지 수출까지 698억달러로 급성장했다.

한국이 중국에 크게 앞섰던 자동차 수출액도 역전당했다. 지난해 한국의 차 수출액은 918억달러, 중국은 1천925억달러로 나타났다. 지난해 1천573억달러 상당의 차를 수출한 일본과의 수출경합도는 0.915로 소폭 상승했다. 더 치열한 경쟁 관계에 놓이게 됐다.

이근화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 차장은 "앞으로도 한국 주요 품목 수출 전선은 녹록지 않을 것 같다"며 "핵심 첨단산업 분야에서 확실한 경쟁우위를 가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R&D 투자가 필수다. 초격차 기술 확보가 관건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