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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한수원 경주 떠나라"…오상도 경주시의회 원전특위 위원장

2024-09-05

APEC 정상회의 앞둔 경주에 찬물 끼얹는 격
"시민 의견 충분히 반영해 의회 차원 행동 나설 것"

차라리 한수원 경주 떠나라…오상도 경주시의회 원전특위 위원장
'제51회 감포읍 경로 위안 대잔치'가 열린 4일 오후 경북 경주시 감포항 남방파제에서 오상도 경주시의회 원전특위 위원장이 한수원 관련 현수막을 가리키고 있다.

4일 '감포읍 경로 위안 대잔치'가 열리고 있는 경북 경주시 감포항 남방파제. 각종 공연이 펼쳐지며 분위기가 들떠 있어야 하지만 내빈을 포함해 참가자들의 얼굴엔 근심이 가득했다.

며칠 전 들은 한국수력원자력의 핵심부서 이전 논란 때문이다. 몇몇은 행사가 끝났음에도 텅 빈 행사장을 떠나지 못하고 모여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 이 자리엔 오상도 경주시의회 원전특위 위원장도 있었다.


한수원 핵심 부서 이전 소식을 언론을 통해 뒤늦게 접했다는 그는 "아직은 주민들이 이 일을 잘 모르는 것 같다"며 "주민들 사이에서 논란이 확대되기 시작하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을 것"이라며 한숨 쉬었다.


그러면서 그는 행사장에 걸린 현수막을 가리켰다. 마침 한수원 월성본부와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이 후원해 마련한 행사장에는 '감포읍민과 함께 상생하는 월성본부'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오 위원장은 "말뿐인 헛소리"라고 잘라 말했다.


오 위원장은 이번 논란과 관련해 '배신감'이라는 단어를 강조했다. 한수원이 경주에 본사를 이전하면서 지금까지 해왔던 모습을 보면 전혀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한수원의 부서 이전 소식도 언론을 통해 알게 됐다"라며 "언론을 통해 논란이 알려지기 바로 전날 한수원과 시의회의 전체의원 간담회가 있었지만, 한수원 측은 이 사실을 알리기는 커녕 내용 숨기기에만 급급했다"고 말했다.


시기적인 문제도 짚었다. 오 위원장은 "지금 시장과 의회 의장이 APEC 정상회의 때문에 해외에 나가서 홍보하고 발로 뛰고 있는 상황에서 한수원의 이런 행동은 뒤통수를 때린 것과 같다"며 울분을 토했다. 중요한 국제행사를 앞둔 경주시에 찬물을 끼얹는 행동이라는 것이다.
방폐장이 위치한 문무대왕면의 분위기는 더욱 격앙된 상태다.


김상희 문무대왕면 발전협의회장은 "방폐장 유치 특별법에 따라온 게 한수원 본사이고 한수원이 제시한 9가지 공약 중에 유일하게 지킨 게 본사 자리 이거 하나 지켰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까지도 떼어가려 하는 건 안 맞다. 200명이 가고 난 후 다시 300명 가는 식이 되면 껍데기만 남게 된다. 그럴바엔 방폐장이고 원전이고 다 가져가라"고 했다.


특히 한수원 본사 경주시내권 이전을 주장하는 일부 단체에 대해 "우리가 지금 (그 단체 때문에) 현수막을 100장을 내걸고 난리를 치고 있다"며 "시내권이고 동경주고 나누면 안 된다. 우리는 경주시민이 아닌건가"라고 반문했다.


한수원과 산업부의 이전 검토 없다는 해명에 대해서는 "또 발뺌을 하는 것"이라며 불신을 드러냈다. 동경주 지역 주민들은 이전 논란이 현실화하면 월성2·3·4호기 연장 사용 반대, 방폐장 운영 금지, 혁신 원자력 연구단지 개발 취소 등 강경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오상도 위원장은 "경주는 한수원이 둥지를 틀기 전에도 충분히 경쟁력 있는 도시였으며, 주민들은 한수원이 지역에 온전히 녹아들기를 바라며 지금까지 여러 논란 속에서도 참고 견뎌왔다"며 이번 부서 이전은 결코 용납하지 못할 것이다. 그런데도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차라리 한수원과 방폐장 등 모든 시설이 경주를 떠나도록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성재기자 blowpaper@yeongnam.com
전준혁기자 j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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