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 GEM과 인도네시아에 통합 양극재 사업 추진
-제련·전구체·양극재 통합
최근 에코프로 본사에서 이동채(가운데) 전 에코프로그룹 회장이 허개화(오른쪽) GEM 회장, 왕민 GEM 부회장과 초격차 경쟁력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에코프로 제공> |
이동채 전 에코프로그룹 회장이 경영에 복귀해 캐즘(일시적 수요 침체) 돌파를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 중국 거린메이(GEM)와 손잡고 인도네시아에 양극소재 밸류체인을 구축해 배터리 소재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에코프로는 9일 에코프로비엠이 중국 전구체 제조사인 GEM과 양극소재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사업을 인도네시아에서 추진한다고 밝혔다. 또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GEM의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소 지분을 인수한다고 덧붙였다.
니켈 제련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GEM은 인도네시아에 15만t의 니켈을 생산할 수 있는 제련소를 운영하고 있다. GEM은 인도네시아에 QMB, 그린에코, 메이밍, ESG 등 4개의 제련 법인을 운영 중이며, 에코프로는 이미 약 3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양극소재 산업은 광산, 제련, 전구체, 양극재 등 크게 네 부문의 생태계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에코프로는 광물과 제련 공정이 없어 가격 경쟁에서 한계가 있었다.
에코프로의 공격적 투자의 배경에는 이 전 회장이 있다. 전기차 캐즘 상황에서 생존 자체를 위협받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이 전 회장의 투자 결단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이 전 회장은 경영복귀 후 직원들과 간담회를 통해 "배터리 시장이 왜 이렇게 됐을까, 우리의 앞길은 무엇인가 생각해 봤는데 앞길이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세상을 뒤엎어 보자고 결심했다. 지금처럼 하다가는 미래가 없다"고 말한 바 있다.
또한 과잉 투자와 함께 배터리 산업 생태계 종사자들이 제조업 본질 경쟁력을 무시한 것 역시 캐즘의 큰 원인이라는 것이 이 전 회장의 분석이다. 기술과 공정개발을 통한 혁신, 경영 효율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가 미흡해 산업 전체가 캐즘에 빠졌다는 것이다.
이 전 회장은 "캐즘이 상당기간 지속돼 에코프로도 안주하다가는 3~4년 뒤에는 사라질 수 있다"며 "GEM과 함께 구축하는 통합 밸류 체인이 배터리 캐즘을 극복하는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K-배터리가 주력하는 NCM(니켈·코발트·망간)의 삼원계는 중국이 주도하는 LFP(리튬·철·인산)에 밀리면서 시장이 축소되고 있다는 게 이 전 회장의 현실 인식이다. 2~3년 전만 해도 전기차의 모든 배터리는 삼원계가 차지할 것으로 예상돼 너도나도 증설 경쟁에 나서 과잉 투자를 했다는 판단이다.
이 전 회장은 "삼원계 입장에서 원가 인하는 당면 과제다"며 "이번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경쟁력을 갖춘 산업 대혁신을 이루게 된다. 삼원계 배터리가 몇 년 내 새로운 형태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에코프로는 최근 광복절 특별사면을 받은 이 전 회장을 이사회 의결을 통해 상임고문으로 선임했다.
김기태기자 ktk@yeongnam.com
김기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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