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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국민을 위한 집단이기주의를 기대해 보며

2024-09-23

국민 위한 정치의 본질
반복되는 정쟁의 소용돌이
의정 갈등과 의료대란
집단이기주의의 확산
사회적 대타협 이뤄내야

[아침을 열며] 국민을 위한 집단이기주의를 기대해 보며
이주엽 엘엔피파트너스<주> 대표

국민(國民).

지구상에 현존하는 모든 국가와 권력 체계의 근간을 지탱하는 정치이념과 사회제도는 모두 국민을 위해 존재함을 명분으로 삼고 저마다의 역할과 책임을 다할 때 비로소 그 가치를 인정받게 된다.

중세의 왕정(王政) 시대를 거쳐 근대에 들어서서 시민대혁명을 통해 왕조시대가 해체되면서 시민계급이 형성되고 주권과 참정권, 재산 소유권 등이 시민들에게 부여됨으로써 국가와 인민, 국민의 개념이 정치·사회적으로 정립되기에 이르렀다. 그 이후 공화(共和)주의를 지향하면서 현대사회에 이르러서는 국민의 주권과 행복한 삶을 보장하기 위한 정치제도와 사회구조의 토대가 다져지고 저마다의 다양성과 특수성을 인정하는 시대에 살게 되었다.

그리하여 우리는 국민을 위한 정치, 국민만을 바라보는 정치를 내세우는 여(與)·야(野) 정치인들을 주변 일상생활에서 항상 접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 국민 눈에는 정치(政治)가, 정치인(政治人)이 그들만의 정치적 이해관계와 권력 나누기에 여념 없는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한 지 꽤 오래되었다는 사실을 인지하기에는 그리 어렵지 않다.

최근 연일 지겨울 정도로 재탕 삼탕의 논란 중심에 있는 김 여사 특검법이나 채 상병 특검법 및 전 국민 25만원 살포를 위한 지역화폐법 등 쟁점 입법에 대한 야당의 강행 처리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반복되는 정쟁(政爭)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언제나 정치권에서는 국민을 내세우고 있지만 진정으로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듯한 행보로 일관되고 있다. 금투세 폐지 논쟁만 보더라도 각 진영의 정치적 논리만 도드라질 뿐 개미투자자들을 위한 고민에는 얼마나 진정성을 담고 있는지 의문스럽다.

의대 증원 논란으로 촉발된 의정(醫政) 갈등이 심각한 의료대란을 초래하고 있음에도 의료계와 정부 양쪽 모두는 국민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 또는 결정임을 일방적으로 내세우며 팽팽한 대립을 이어오고 있다. 전형적인 집단이기주의적 행동 양태를 보여주고 있다.

며칠 전 의사협회 부회장이라는 신분을 가진 자가 간호사협회를 상대로 한 부적절한 언행을 보고 있자니 특권의식에 사로잡힌 그들의 의식이 안타깝기 그지없다. 사회지도층이라 할 수 있는 의료계마저 이렇게 자기들 밥그릇 싸움에 여념이 없으니 어느 국민이 눈살을 찌푸리지 않을 수 있겠는가? 출구전략이 도무지 보이지 않는 의정 양쪽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오롯이 피해를 떠안고 있는 것은 국민이다. 이제 제발 국민을 위한다는 알량한 생색은 접어두고 대승적 차원에서 사회적 약자와 서민들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사회적 대타협을 조속히 이뤄내 주기를 주문해 본다.

정치권뿐만 아니라 사회 여러 분야에서 "나만 아니면 돼" 또는 "우리가 주장하는 바가 무조건 옳다"라는 자기중심적 사고와 집단이기주의가 만연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이젠 연례행사가 되어 버린 고질적인 노사갈등과 노동자 파업은 애교 수준으로 전락한 작금의 사회현실에 국민은 한숨만 늘어갈 뿐이다.

기후변화와 초고령화 시대 인구절벽 문제 및 날로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국가적 위기 돌파를 타개하기 위한 양보와 타협의 정치를 국민은 기대하고 있다.

여성과 노인들이 안전하고 사회적 약자와 서민들이 행복한 삶을 영위하며 청년들이 미래세대를 책임지고 이끌어 갈 수 있게 성장의 토대를 잘 가꿀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성숙되어야 할 시점이다. 우리 사회 모든 구성원의 노력이 절실하기도 하다. 역설적이지만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선(善)한 집단이기주의가 온 사회에 팽배해지길 고대해 본다.
이주엽 엘엔피파트너스<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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