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로 투어 참가자들 동부·북부·중부 나눠 활동…영호남 상생 방안 모색
경북도청에서 4일 출정식을 거행한 영호남 문화예술관광박람회 문화로투어 참가자들이 본격적인 활동을 개시했다. 경북지역 동·북·중부권 관광지로 향한 참가자들은 경북 천혜의 자연을 온몸으로 만끽하며 영호남 상생 방안을 모색했다.
가장 많은 신청자가 몰린 동부권 투어 첫날 참가자들은 철강의 도시 포항의 자랑 스페이스워크를 찾았다. 이날 오후 4시쯤 포항 환호공원 입구에서 경사를 따라 오른 참가자들은 눈앞에 롤러코스터를 닮은 철제 트랙이 펼쳐지자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흔들리는 트랙을 한 발 한 발 오르는 참가자들의 얼굴에는 즐거움과 놀람이 교차했다.
윤수인(65·광주 서구 풍암동) 씨는 "(스페이스워크에) 올라가 무서웠고 트랙이 흔들릴 때는 괜히 올라왔단 생각까지 들었다"며 "투어 프로그램으로 온 경북에서 이색적인 경험을 하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스페이스워크 상단부에 올라 동해안의 절경과 포항제철 전망을 감상하는 일행들도 있었다. 우주를 걷는 특별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포항의 대표 랜드 마크에 호남 사람들은 연신 만족감을 표현했다. 이예림(31·광주 서구 치평동) 씨는 "아래에서 보다 실제로 올라와 체험하니 더 높고 재미있었던 것 같다"며 "잔잔한 서해를 주로 감상하다 푸르고 거친 동해를 보니 시원하단 느낌까지 든다"고 했다.
동구권 투어 참가자들은 이보다 앞서 영덕 해파랑 공원에서 시원한 동해안 풍경을 체험하기도 했다. 해파랑 공원의 상징인 대게 동상 앞에서 기념 촬영을 찍는가 하면 "대게가 이쁘게 생겼다"며 직접 동상을 만져보기도 했다. 일부는 해변에서 사색하며 주변을 꼼꼼히 살폈다
영덕에 처음 왔다는 임창섭·강정순(46·광주 서구 양동) 부부는 "녹색과 파랑이 잘 어울려 가슴이 확 트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며 "구성이 복잡하지 않고 여유로운 느낌이라 계속 기억이 날 것 같다"고 만족감을 표현했다.
비슷한 시간 북부권 투어 참가자들은 외나무다리로 유명한 경북 영주의 무섬마을을 찾았다. 낙동강 지류인 내성천이 동쪽을 제외한 3면을 휘돌아 흐르는 무섬마을에서 외나무다리는 오랜 기간 안과 밖을 연결하는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이날 참가자들은 마을 앞에 놓인 외나무 다리를 일자로 걸으며 청명한 가을 하늘은 만끽했다. 100년이 넘은 조선 시대 후기 고택이 즐비한 마을 안쪽에선 문화해설사에게 집성촌의 형성 과정을 꼼꼼히 설명 들었다.
윤상수(49·광주 북구) 씨는 "남들이 큰마음 먹고 올 듯한 관광지를 여행단의 일원으로 오게 돼 뜻깊게 생각한다"며 "지역 주민들에게 경북에 멋진 역사 유적지를 알리고 사진으로 전하고 싶다"고 했다.
이후 북부권 참가자들은 예천 회룡포 전망대에 올라 마을 주위로 흐르는 내성천과 모래사장이 형성한 천혜의 자연경관을 감상했다. 카메라와 휴대전화를 꺼내 회룡포의 장관을 사진에 담았다.
중부권 투어 참가자들은 지난해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된 가야 고분군 지산동 일대로 향했다. 이들은 대가야의 독특한 토기와 철기, 왕족들이 사용한 장신구가 보관된 박물관을 살펴보고 대가야 생활촌에 들러 그 시대 생활 풍경을 감상했다.
이정훈 (43·전남 목포시 옥암동) 씨는 "평소 영남권에 올 일이 잘 없었는데 여기 와서 대가야 유산을 체험했다. 다양한 문화적 뿌리를 깊게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고 이러한 문화적 교류가 조금 더 많이 확산하길 바란다"고 했다.
투어 참가자 중 일부는 관광 시설에 대한 실망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정하연(55·광주 북구 운암동) 씨는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된 곳이라 기대하고 찾았으나 생활관 등 일부 시설에서 너무 인위적인 느낌을 받았다"라며"조금 더 다듬어 관광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시설로 거듭났으면 한다"고 했다.
한편, 문화로 투어 참가자들은 각자의 권역에서 주관하는 콜로키움 행사에 참여한 뒤 오는 5일 대구 두류공원 228 자유광장에서 열리는 영호남 문화예술관광박람회 개막식에 참석한다.
오주석기자 farbrother@yeongnam.com
오주석
영남일보 오주석 기자입니다.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이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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