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두 산단에 전력망 조기 구축
전력 공급 부족 해소
포항시·2차전지 기업 '기대'
포항영일만산업단지에 입주한 에코프로 포항캠퍼스 전경.<에코프로 제공> |
포항 2차전지 산업단지에 대한 기업 투자가 급증하면서 예상된 전력 공급 부족문제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력공사가 2차전지 기업이 포진한 포항 영일만산업단지와 블루밸리국가산업단지의 전력망을 조기에 설치하기로 했다.
한국전력공사 대구본부는 31일 영일만산단의 신규 송전선로 사업을 당초 계획보다 18개월 단축한 2028년 10월 완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한, 블루밸리국가산단 전력망 구축사업도 2027년 4월에서 2025년 말쯤 조기 준공하기로 했다.
현재 두 산단에는 2차전지 업체가 대거 몰려 있다. 일반제조업을 고려해 전력 공급 계획이 세워졌으나, 일반제조업보다 전기 소모가 5배 많은 2차전지 업체가 몰리면서 향후 전력 부족문제가 대두됐다.
2차전지 사업이 활발했던 지난해에 영일만산단과 블루밸리산단의 전력 사용량은 예년 대비 15%가량 증가했다. 2차전지 생산은 대규모 전력을 요구하는 공정 특성상 안정적 전력 공급이 필수다. 두 산단의 전력 수요도 지속적인 증가가 예상됐고, 2026년엔 전력 사용량이 지금보다 2~3배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이에 한전은 향후 두 산단에 대한 전력 조기공급을 통한 안정화 계획을 추진했다. 이날 한전 대구본부는 영일만산단과 블루밸리산단의 전력 공급을 조기에 안정시키기 위한 구체적 계획을 내놨다. 포항시에 따르면, 영일만산단엔 송전선로 2회선을, 블루밸리산단엔 공당변전소 설치로 송전선로 6회선을 공급한다. 154㎸ 기준으로 1회선당 전력 공급량은 400㎿다.
한전 대구본부 관계자는 "2차전지 산업의 전력 수요 증가 속도가 예상을 웃도는 상황이라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며 "당초 계획된 모든 전력망을 100% 갖추게 되며, 조기 수급을 통해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한전의 전력 조기 수급 발표에 따라 포항의 2차전지 기업들은 향후 안정적인 전력 공급에 대한 기대가 크다. 블루밸리산단의 한 2차전지 기업 관계자는 "전력 공급이 원활해지면 생산량 증가와 수출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며 반색했다.
특히, 전력 부족 문제로 인해 투자 확대에 대한 우려가 컸던 만큼 이번 발표가 신규 투자를 촉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과 함께 지역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
포항시 관계자는 "전력 인프라 확충이 지역 기업 유치와 경제 성장에 필수적"이라며 "2차전지 기업의 안정적인 생산 환경이 조성되면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포항의 한 경제인은 "한전이 두 산단에 대한 전력 조기 수급 결정이라는 발 빠른 대처가 돋보인다. 신재생에너지 도입 등 전력원 다각화 방안도 함께 검토돼야 한다"고 했다.
한전과 경북도, 포항시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한 협의체를 운영해 장기적인 전력 공급 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김기태기자 ktk@yeongnam.com
김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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