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갑이 지난 나이에 모델이 된 조수민씨. |
새벽잠이 없는 사람들은 지역 민영 방송인 TBC TV에서 오전 6시에 경북도 자치경찰위원회와 경북도경찰청에서 홍보하는 '구구팔팔 안전시대' 공익광고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지난 11일부터 시작된 이 광고는 어르신들이 교통안전을 홍보하는 내용으로, 백발의 여인이 횡단보도 주변을 살펴보고 안전하게 걸어가는 모습이 나온다. 백발인 것으로 미루어 제법 나이가 있는 어르신 같은 데 걷는 모습이 너무 바르고 당당하다.
TV에서 노인들의 교통안전 캠페인 모델로 활동하는 조수민씨. |
이 사람은 회갑이 지난 나이에 시니어 모델로 활동하는 조수민(61·경북 칠곡군 왜관읍)씨다. 그 나이에 어떻게 모델로 활동하게 됐는지 궁금했다.
조씨는 처음부터 모델을 할 생각은 아니었다고 한다. 나이가 들면서 어느 날 쇼윈도에 비친 자신의 자세가 구부정한 것을 보고, 교정하기 위해 올해 3월 대구의 한 워킹 모델학원을 찾은 것이 계기가 됐다. 그곳에서 시니어 워킹 초급과정을 마친 후, 지금은 중급과정에 다니고 있는데 공익광고 출연을 추천받았다. 모델 활동은 학원 자체 정기발표회 참가와 11월 초 파크페스티벌 국악 한마당에서 개량 한복 모델 정도다.
모델학원 정기 발표회 때의 조수민씨(앞줄 오른쪽). |
적지 않은 나이에 모델학원을 다니는 자체가 대단했다. 문득 81세에 '2024 미스 유니버스 코리아'에 도전한 시니어 모델 최순화씨가 생각났다. 이들에게 나이는 숫자일 따름이다.
행정안전부에서 매월 발표하는 주민등록상 인구 통계를 살펴보면 2024년도 10월 말 기준 우리나라 인구는 총 5천123만 8천 명이고 이중 노인 연령 기준인 65세 이상 인구는 1천15만6천 명이다. 초고령사회인 20%에 0.2%포인트가 부족한 19.8%다. 우리나라 인구 5명 중 1명은 노인이다. 그런 상황에서 조씨는 이 시대 아름답고 건강한 노인의 본보기다.
모델 활동의 장점에 대해 이야기하는 조수민씨. |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조씨는"현재 직장에 다니는데 모델로서 주목받게 되면 그쪽으로 진출하고 싶다"고 밝혔다. 걸음을 걷는데 학원까지 다녀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허리와 골반의 자세가 교정되고 건강까지 얻을 수 있다"며 "출연료는 덤"이라고 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낙엽이 가득 쌓인 거리를 시원스레 걸어가는 흰머리 소녀 같은 조씨를 보면서 아름답게 나이 드는 방법을 배웠다.
글·사진=박태칠 시민기자 palgongsan72@kaka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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