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극락전 자체 흔들릴 수도"…동구청 "보수·정비할 것"
구조안전진단용역 자문회의서 불안전 상태 드러나
기단 전체 금 가고 기둥 잇는 '퇴량' 빠져
대세지보살 불상 앞쪽으로 쏠리는 전도 현상
대구 동화사 극락전 전경. 국가유산청 제공 |
보물로 지정된 대구 동구 동화사 극락전의 기단에 금이 간 것으로 확인됐다. 기둥들을 잇는 구조물도 불안정한 상태여서 극락전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전문가의 진단이 나왔다. 특히 극락전 안에 있는 불상은 앞으로 기울어진 상태여서 긴급 보수가 필요한 상황이다.
19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구 동구청은 최근 동화사 극락전 제3차 구조안전진단 용역 자문회의를 가졌다. 이날 회의에서 극락전의 기단 전반에 걸쳐 금이 가 있고 기둥들을 잡아주는 '퇴량'에선 빠짐 현상 등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기단은 집터를 반듯하게 다듬은 후 터보다 한층 높게 쌓은 단을 뜻한다. 현재 금이 간 극락전의 기단 상태를 볼 때 자칫 건축물 기반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게 전문가의 의견이다.
극락전 고주(기둥)들을 잇는 퇴량의 경우 헐렁하게 연결돼 있어 건축물 전체가 느슨해지는 불안정한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 인해 극락전 안에 있는 3개의 불상 중 하나인 대세지보살 불상이 앞쪽으로 쏠리는 전도 현상이 발생해 동구에서 긴급 안전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 참석한 자문위원들은 '퇴량의 불안전한 상태가 지붕의 변형을 가속화 해 구조적 안정성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부분 해체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동구는 이번 용역 결과를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에 알려 문화재 안전등급 승인을 받을 예정이다. A~F로 나뉘는 안전등급에서 E등급 이하로 받으면 보수·정비가 가능하다.
동구 관계자는 "극락전에 대해 올해 안으로 최종 문화재 안전등급을 승인받고, 보수·정비가 필요한 부분은 조속히 시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동화사 극락전은 조선시대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목조 건축물로 조계종 제9교구 본사인 팔공총림 동화사 금당선원에 있는 법당이다. 1986년 대구시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후 2021년 보물 2천132호로 승격 지정됐다. 정면 5칸, 측면 3칸 규모의 겹처마 팔작지붕 건물이며 공포(처마 무게를 받치기 위해 기둥머리에 짜 맞춰 댄 부재) 양식은 다포식으로 지어져 조선 중기 건축양식의 특징을 보여준다.
김종윤기자 bell08@yeongnam.com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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