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건설노조 대구경북건설기계지부 전 조직부장, 26일 대구경찰청 찾아 진술
"포항 건설현장에 펌프차 허용 대가로 500만원 받아 지부장 선거 당선인과 나눠가졌다" 폭로
당선인 "급전 필요해 빌렸을 뿐, 절대 뇌물로 받은 바 없다"
지역 민주노총 건설노조 전직 간부가 건설 현장에 장비 공급을 허용하는 대가로 업체로부터 금품을 수수하고 최근 당선된 지부장과 함께 나눠 가졌다고 주장하며 경찰에 자수했다.
26일 영남일보의 취재를 종합하면, 민노총 전국건설노조 대구경북건설기계지부 간부를 지낸 A씨가 이날 뇌물 수수 및 배임 사실을 인정하며 대구 경찰청을 직접 찾아 자수한 뒤 조사를 받았다.
A씨에 따르면 그는 지난 2022년 11월쯤 건설기계지부의 조직부장을 맡으면서 포항지역 건설 현장에 펌프차를 반입시켜주는 대가로 대구에 있는 장비업체 대표로부터 500만원을 건네받았다.
A씨는 당시 이렇게 받은 돈을 지난 19일 실시된 민노총 전국건설노조 대구경북건설기계지부장 선거에서 당선된 B씨와 절반(250만원)씩 나눠 가졌다는 주장을 경찰에 진술했다.
또 A씨는 경찰 진술에서 B씨가 2023년 초 포항지역 한 건설 현장에서 건설기계지부 소속 지게차 조합원들이 건설사와 갈등을 빚자, 이를 무마해 주는 대가로 조합원으로부터 100만원을 챙겼다고도 주장했다.
A씨는 "최근 건설기계지부장 선거에서 당선 돼선 안 될 인물이 선출됐다. 조합원들을 위해서라도 참된 인물이 지부장을 맡아야 한다는 생각에 스스로 희생하기로 했다"며 "당선자에 대한 여러 비리 정황과 증거들을 중심으로 경찰에 모두 진술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당선자 B씨는 "당시 급전이 필요해 주변 지인들에게 돈을 구하는 과정에서 부장이었던 A씨에게도 250만원을 빌렸고 현재까지 갚지 못하고 있다. 뇌물을 받은 건 절대 아니다"면서 "또 지게차 조합원들이 건설 현장에서 일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해 건설사 직원들 회식비 명목으로 조합원들로부터 100만원을 받아 건설사 직원들에게 단순 전달하는 역할만 했을 뿐 회식에 참여하지도 않았고 개인적으로 사용한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김종윤기자 bell08@yeongnam.com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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