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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외자 논란을 바라보는 시선] '미혼 출산' 이해 폭 넓어져...새로운 가족 형태 인정해야

2024-12-04 10:57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에서 개최된 제45회 청룡영화상 시상식 현장. 이날 배우 정우성은 '서울의 봄'으로 최대관객상을 받은 뒤 소감을 전하면서 최근 불거진 혼외자 논란에 관해 사과했다. 그는 "염려와 실망을 안겨 죄송하다"며 "아버지로서 아들에 대한 책임은 끝까지 다하겠다"고 했다. 그러자 '아버지로서의 책임'을 두고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지고 있다.
◆ 정우성 혼외자 논란, 무엇이 이슈인가
혼외자를 둘러싼 이번 논란은 경제·사회적 요인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가장 큰 이슈는 재산과 연관된다. 최근 축구선수 김민재,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이혼에서 재산 분할이 관심을 끌었던 것과 유사한 양상이다. 법조계 인사들이 앞다퉈 온라인에서 정우성 사례에서 이혼 시 재산분할 규모나 유산 상속, 양육비 등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면서 논란을 더 키웠다.
다만, 일각에선 특정 케이스를 가정한 해석이 자칫 사실을 왜곡할 수 있음을 경계하고 있다. 강수영 변호사(법무법인 맑은뜻)는 "정우성씨가 결혼하지 않는 이유를 이혼에 따른 재산 분할 문제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 유산과 양육비는 결혼 여부에 관계없이 발생한다. 실제 재산분할 문제도 혼인 전 재산, 혼인 기간, 가계 기여도 등을 따진다"고 했다.
또 다른 관심사는 혼외자, 미혼 출산 자녀의 성씨, 면접 교섭권 등 법적 지위에 관련한 것들이다. 법조계에선 혼외자는 일반적으로 불륜 관계에 있는 남성이 결혼 외 관계에서 생긴 자식을 일컫는 말이어서 이 경우 '미혼 출산 자녀'라는 표현이 더욱 정확하다고 봤다.
김재기 변호사(김재기법률사무소)는 "부친이 미혼 출산 자녀의 존재를 인지한 상황이지만, 양자 간 합의가 없으면 친모 호적에 올라간다. 성씨는 선택할 수 있다"며 "면접 교섭은 보통 이혼 과정에서 비양육친이 자녀를 돌볼 권리를 다투는 것이다. 추후 미혼 출산 자녀를 만나고 싶다면 그 때 법적 논의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 새로운 가족 형태 제도적 인정 필요할까
정치권에선 결혼, 출산과 관련한 제도적 장치 도입을 촉구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주장한 '프랑스식 등록동거혼(PACS)' 도입이 특히 주목을 끈다.
등록동거혼은 동거 신고를 통한 낮은 수준의 계약이다. 양자 간 합의만 있으면 단순히 계약을 해지하는 선에서 끝낼 수 있어 재산분할 등 금전 갈등에서 자유롭다. 그러면서도 가족수당, 실업수당 등 각종 혜택 측면에선 법률혼과 동등한 수준이 보장된다.
나 의원은 "(이혼 부담으로) 혼인 장벽이 상당히 높게 존재한다. 이것이 만혼, 비혼으로 이어져 초산 평균연령 상승 및 둘째아 출산이 원천적으로 어려워지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젠 저출산을 극복하는 제도로서뿐 아니라 비혼 출산아를 보호하는 차원에서도 등록동거혼 제도를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도 전통적 가족상에서 벗어나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사회가 인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허창덕 영남대 교수(사회학과)는 "사회적인 관용 및 이해의 폭이 확대됐다. 저출생에 대한 위기감과 개인주의 팽창 등으로 혼외자나 미혼 출산에 관한 인식도 많이 바뀌었다"며 "특히, 젊은 세대는 해외의 다양한 결혼, 출산 형태를 온라인 등을 통해 쉽게 접하면서 윗세대보다 포용적인 태도를 보인다"고 했다.
이어 "경제적 부양만이 부모의 역할은 아니다. 가령 한부모 가정에서 자란 아이가 어떤 심리적 영향을 받는지 등을 적극 연구해야 한다. 또, 새롭게 도입하려는 정책이 있다면 어떤 부작용이 있을지도 살펴야 절대적인 사회적 비용을 감소하는 방향성을 설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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