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호 경찰청장(왼쪽)과 김봉식 서울경찰청장. 연합뉴스 |
대구경북(TK) 출신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의 긴급 체포로 인한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조 청장 등의 공석으로 연말·연초 예정된 고위직 보직 인사 등 경찰 조직 개편에 차질을 빚으며, 경찰 내부가 어수선한 분위기다.
11일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이하 국수본)에 따르면 전날 오후부터 조 청장과 김 서울청장을 상대로 비상계엄 사태 당시 국회 출입 통제에 관여한 것과 관련해 조사를 진행하던 중, 이날 오전 3시 49분쯤 조 청정과 김 서울청장을 내란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이들은 비상계엄 선포 당시 계엄 해제 표결을 위해 국회로 향하는 국회의원 등의 출입을 막은 혐의를 받고 있다. 특수본은 이들에 대한 추가 조사를 벌인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이번 수뇌부 공백으로 경찰청장 직무대리는 이호영 경찰청 차장이, 서울경찰청장 직무대리는 최현석 서울경찰청 생활안전차장이 맡게 됐다.
당장 문제는 현직 경찰 수뇌부들이 경찰에게 긴급 체포돼 범죄 수사를 받는 초유의 사태로, 경찰 인사에 급제동이 걸렸다는 점이다.
더군다나 경찰 수뇌부는 물론, 행안부장관 및 대통령 등까지 줄줄이 수사 선상에 올라 경찰 인사가 수개월 미뤄지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 하고 있다.
당초 경찰 내부적으로 치안감 이상 인사는 이달 둘째 주, 경무관 인사는 이달 셋째 주, 총경 및 경정 인사는 이달 말, 경감 이하 인사는 이달 말 또는 내년 초로 예고됐다.
통상 경정급 이상 승진 인사는 경찰청장이 후보자를 추천해 행정안전부 장관, 국무총리. 대통령을 거쳐 이뤄진다. 경감 이하는 경찰청장에게 임명 권한이 있다.
특히, 지난 1월 8일 단행된 '경찰의 꽃' 총경 승진 인사에서 대구경찰청은 경정 8명, 경북경찰청은 경정 5명이 이름을 올렸다. 이는 양 경찰청 역대 최다 배출 기록이다.
총경은 일선 경찰서장·시도경찰청 과장급으로 치안총감·치안정감·치안감·경무관 다음 계급이다.
대구에 한 경찰서 A경정은 "오늘 경찰청장 체포 소식을 듣고 개인적으로 놀랐다. 아직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아 평소 일상처럼 근무하고 있다"며 "다만 빠르면 이달 말 승진과 전보 등이 예정돼 있었는데, 내부적으로는 최소 2~3개월 정도 밀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인사를 기다렸던 인원들 사이에서 뒤숭숭한 분위기가 연출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B 경감은 "경찰청장 체포까지 예상하지 못했던 것은 아니었다"며 "현재 직무대리 체제 아래 일선 경찰서에서 큰 변화는 감지되고 있지 않다. 하던 일 그대로 하자는 얘기를 서로 나누고 있다. 다만, 승진 예정자들은 이런 일이 발생해 아쉬워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탄핵 정국 혼란에 경찰 수뇌부 긴급체포 사태까지 맞물린 상황이지만, 현재는 이에 동요되지 않고 피로감을 줄이는 게 급선무다. 공직기강 확립과 민생 안정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조 청장은 경북 청송 출신으로 대구 대건고를 졸업했다. 경찰대 6기로 경찰에 입문해 2011년 총경으로 승진했다. 이후 경찰청 생활안전국 여성청소년과장, 서울 서초경찰서장 등을 임한 뒤 2022년 6월 치안감으로 승진해 경찰청 공공안녕정보국장 등을 지냈다.
김 서울청장은 대구 출신으로 대구 경북고를 졸업했다. 경찰대 5기로 1989년 경찰에 입문해 경북경찰청 수사과장, 대구 달서경찰서장, 대구경찰청 수사과장 등을 임했다. 이어 대구 동부경찰서장, 대구 성서경찰서장 등을 거쳐 경기도남부경찰청장 등을 지냈다.
이동현기자 leed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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