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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철 청량함 내뿜는 명산에 빠져들고…레트로 감성 넘치는 도심에 젖어들고…

2024-12-18 08:13

'3色 테마'로 즐기는 대구의 멋과 재미

모던하고 쾌적한 도시와 다채로운 자연, 그리고 그 속의 이야기…. 대구의 매력은 끝이 없다. 대구 도심 여행도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많지만, 도심을 조금 비켜나면 멋진 자연이 우리를 기다린다. 군위가 대구에 편입되면서 대구 여행의 스펙트럼은 더 넓어졌다. 다양한 테마 여행이 가능하고, 도시 곳곳에서 새로운 매력을 발견할 수 있는 대구의 여행지들을 만나본다.

자연


대구는 깊고 아름다운 산을 여럿 품고 있는 도시다. 이 도시 곳곳에서는 산과 물이 어우러진 곳을 만날 수 있어 시민들이 언제든 쉽게 찾아갈 수 있는 휴식처가 돼 준다. 이번 겨울, 대구의 멋진 자연 속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때로는 광활하고, 때로는 예쁘고, 때로는 고요한 자연 안에서 몸도 마음도 치유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① 대구에서 만나는 겨울왕국, 비슬산

 

사철 청량함 내뿜는 명산에 빠져들고…레트로 감성 넘치는 도심에 젖어들고…
비슬산 대견사의 멋진 설경. 〈달성군 제공〉

대구경북 함께 걸친 '100대 명산' 비슬산

 참꽃·억새·계곡·빙벽 등 다채로운 절경


군위 편입으로 여행 스펙트럼 더 넓어져
예전 삶 남아있는 화본마을 '추억여행지'

사시사철 아름답고 청량한 자연을 만날 수 있는 비슬산은 대구 달성군 유가읍·옥포읍·가창면과 경북 청도군에 걸쳐 있는 산이다. 전국 100대 명산 중 하나인 비슬산은 해발 1천84m의 천왕봉을 중심으로 좌우에 조화봉, 관기봉을 거느리고 있다. 산 정상의 바위 모습이 마치 신선이 거문고를 타는 형상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과거 신라시대에는 '포산'이라 불리기도 했다.

비슬산은 접근성이 좋고 높이도 등산에 용이한 정도여서 시민과 관광객에게 모두 인기가 많다. 버스 혹은 자가용을 타고 방문해 가볍게 산행을 즐기기 좋다.

비슬산은 사계절의 매력을 풍부하게 만나볼 수 있는 산이다. 대구 대표 자연 관광지로 꼽히기에 손색이 없다. 자연은 솔직하다. 꽃과 숲, 단풍, 그리고 얼음이 그 계절에만 만날 수 있는 강렬한 아름다움을 선보인다.

봄에는 전국 최대 참꽃 군락지로서 유가읍 참꽃문화제가 열리고, 여름에는 유가사 인근의 계곡들과 비슬산 자연휴양림이 매력적이다. 가을에는 단풍 풍경뿐만 아니라 비슬산 정상부를 뒤덮은 억새가 물결치는 풍경이 매우 아름다워 전국 여행객들의 발길을 끈다. 겨울에는 비슬산 얼음동산이 대구를 대표하는 겨울 명소가 된다. 해마다 겨울이면 비슬산 계곡에 물을 뿌려 연출하는 거대한 빙벽은 그야말로 절경이다. 마치 겨울왕국에 들어온 것 같은 그 모습은 관광객들에게 풍부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자연의 아름다움과 위대함을 새삼 느끼게 해준다.

매년 12월 말쯤부터 비슬산 자연휴양림에 빙벽과 얼음기둥, 이글루, 썰매장, 그리고 아름다운 불빛이 조화를 이루는 얼음동산과 불빛정원이 조성되고, 다양한 테마의 얼음 조각작품을 전시한다. 대구의 겨울을 보고 싶은 이들이라면 비슬산을 찾아가 보자. 또 비슬산 자연휴양림 내 치유의 숲, 산림 치유센터에도 들러 추운 겨울 마음을 따뜻하게 녹여보는 것도 추천한다.

근처 관광지로는 대견사, 유가사, 소재사 등이 있다. 비슬산 주변으로는 풍경을 즐기면서 커피를 마시기 좋은 대형카페들도 많다.

② 고요한 겨울 산책, 군위 삼존석굴
 

사철 청량함 내뿜는 명산에 빠져들고…레트로 감성 넘치는 도심에 젖어들고…
군위 삼존석굴의 가을 풍경. 노진실기자

사철 청량함 내뿜는 명산에 빠져들고…레트로 감성 넘치는 도심에 젖어들고…
소박한 아름다움이 있는 군위 '혜원의 집' 내부. 노진실 기자

군위는 청정 자연환경과 함께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숨은 명소들을 품고 있는 곳이다.

봄·여름의 싱그러운 군위도 좋지만, 겨울의 조용한 운치도 그만의 매력이 있다. 그중에서도 군위군 부계면 남산리에 위치한 '삼존석굴' 주변은 깊은 고요 속에서 산책을 하기에 좋은 곳이다.

삼존석굴은 1962년 국보 제109호로 지정됐다. 통일신라 초기에 조성된 것으로 알려진 삼존석굴은 거대한 자연절벽 속에 삼존불을 모시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둥근 입구 안으로 중앙에는 아미타불, 왼쪽에 관세음보살, 오른쪽에 대세지보살이 자리하고 있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삼존석굴은 삼국시대 조각이 통일신라 시대로 옮겨가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높은 문화사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어딘지 모르는 신비함과 위엄이 있는 국보를 직접 보는 것도 의미 있지만, 주변의 자연경관을 감상하는 것도 좋다. 나무와 계곡, 돌다리가 조화를 이뤄 한 폭의 동양화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군위에는 삼존석굴 외에도 역사와 자연을 품은 다양한 여행지가 있어 취향대로 찾아가 볼 수 있다. '레트로 감성'과 함께 추억여행을 떠나고 싶다면 산성면 화본리에 있는 '화본마을'을, 아름다운 일출과 일몰을 감상하고 싶다면 삼국유사면 화북리에 있는 '화산마을'을 추천한다. 화본마을은 화본역을 비롯해 금수탑 등 예전 삶의 모습이 남아있는 마을이다. 또 화산마을은 해발 800m에 있는 마을로, 마을 아래쪽에 화산산성이 있다. 마을에서 내려다보이는 주변 경관과 일출, 일몰이 멋지다고 알려져 있다.

스크린

한 편의 영화, 혹은 드라마는 여행을 떠나게 하는 강력한 동기가 되기도 한다. '스크린 투어리즘(screen tourism)'은 영화·드라마 등 TV 프로그램에서 영감을 얻어 촬영지로 여행을 떠나는 관광 형태를 말한다. 최근 여행지 선택의 새로운 기준을 넘어 트렌드가 됐다.

대구는 국내 여러 도시 중 스크린 투어리즘을 하기에 최적의 도시다. '빈센조' '미스터션샤인' '각시탈' '더킹:영원의 군주' '사랑비' '김비서가 왜 그럴까' 등의 인기 드라마와 '리틀포레스트' '검은 사제들' '히말라야' 등의 영화를 촬영한 도시가 바로 대구다. 진골목, 계산성당, 청라언덕, 아양 기찻길, 계명한학촌, 계명대 대명캠퍼스, 대구오페라하우스, 수성못, 앞산 전망대 등 대구의 과거와 현재가 담긴 다양한 공간들이 드라마와 영화의 멋진 배경이 됐다. 대구 곳곳을 거닐면서 드라마·영화 속의 감성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

① 영화 '리틀포레스트' 세트장- 혜원의 집

대구 군위군 우보면 미성리, 시골길을 따라가다 보면 마당이 있는 작은 집이 나온다. 대구의 작은 보물 같은 곳. 바로 2018년 개봉한 영화 '리틀 포레스트'의 주인공 혜원이 살던 집이다.

영화는 고향 집으로 돌아온 혜원이 직접 키운 농작물로 음식을 해 먹으며 자신을 치유해나간다는 내용이다. 봄·여름·가을·겨울 4계절 풍광과 그 계절의 음식들이 정겹게 담긴 영화다.

영화 속에서 혜원은 도시의 지친 일상을 뒤로 하고 고향 집으로 돌아온다. 군위 우보면의 한적한 농촌마을에 위치하고 있는 혜원의 집은 번잡한 일상에 지친 여행자가 잠시 자연과 고요 속에서 쉬어갈 수 있는 쉼터가 돼 준다. '힐링'이 필요할 때 찾아가면 좋은 곳이다.

혜원의 집은 가는 길부터 영화 속으로 들어가는 듯한 기분이 들게 한다. 하얀 시골길과 개울가 옆에 조용하게 자리하고 있는 집의 돌담 안으로 들어서면 영화에서 보던 마당과 집을 만날 수 있다.

집안으로 들어가면 혜원이 음식을 만들고 먹던 주방과 거실이 있다. 집안은 전체적으로 소박하고 편안한 분위기다. 여름엔 옥수수가, 가을엔 감나무와 밤나무가 싱그럽고도 풍요로운 배경이 돼 준다. 여행자들이 남긴 방명록에는 여행의 설렘이 가득하다. "욕심 내지 않고, 화내지 않고, 자연이 주는 것들에 감사하며, 착하게 살아야지." 혜원의 집은 방문객이 그런 다짐을 하게 만드는 공간이다.

마당 한편에는 자전거도 세워져 있다. 방문객들은 이 자전거를 타고 영화 속 혜원처럼 시골길을 달려볼 수 있다. 또한 집 주변의 포토존에서 영화 속 감성을 담은 사진을 찍으며 추억도 쌓을 수 있다.

② 드라마 '나쁜엄마' 촬영지- 한밤마을

군위 한밤마을은 팔공산 북쪽면 산자락에 위치한 군위군 부계면 대율리 마을이다. 독특한 돌담길이 제주도에 온듯한 느낌도 주며, 고택·서당 등 유교문화의 흔적이 남아있어 많은 관광객이 방문하는 군위 관광명소 중 하나다.

2023년 방영된 드라마 '나쁜엄마'의 촬영지가 되면서 더욱 많은 관광객이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마을 속 핑크색 대문 집이 드라마 주인공 모자(배우 라미란, 이도현)가 사는 곳으로, 민트색 대문이 눈에 띄는 집이 드라마 속 미주(배우 안은진)가 사는 집으로 나왔다. 봄·가을에는 고즈넉한 느낌, 여름에는 싱그러운 느낌, 겨울에는 포근한 느낌으로 사계절 모두 방문하기 좋은 곳이나, 올 겨울 눈이 온다면 눈 쌓인 돌담길을 거닐어 보는 것을 추천한다. 다만, 주민들이 실제로 거주하는 마을이기 때문에 소음 등으로 피해가 가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③ 드라마 '김비서가 왜이럴까' 명소- 3·1만세운동길

  

사철 청량함 내뿜는 명산에 빠져들고…레트로 감성 넘치는 도심에 젖어들고…
역사가 담긴 대구의 명소 '3·1만세운동길'의 모습. 〈대구시 제공〉

2018년에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김비서가 왜그럴까'에도 대구 명소가 등장했다. 대구 중구의 3·1만세운동길이다. 1919년 3월8일 대구지역의 학생들이 일본 순사들의 감시를 피해 만세운동 장소로 달려가던 길이 그대로 보존된 곳으로, 계단 수가 총 90개여서 '90계단'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인기 영화·드라마 속 멋진 배경지 곳곳에
스크린 투어리즘 펼치기에는 최적의 도시

혜원의집, 번잡한 일상 잊는 힐링 쉼터로
계산성당 보이는 포토존은 '인생샷' 맛집

벽면에는 대구의 독립운동 이야기가 사진으로 전시돼 있어 감상하면서 올라가기에도 좋고, 사진을 찍기 좋은 곳으로 인기가 많다. 계단 위에서 아래로 내려볼 때 벽과 나무 사이에 계산성당이 보이는 스팟이 있고, 밤에는 조명이 은은하고 예쁘게 들어와 인생샷을 남기기 좋은 포토존으로 유명하다. 만세운동길은 계산성당과 청라언덕으로 이어져 있어 근대문화투어 관광지로 함께 방문하기에도 동선이 좋다.

낭만

크리스마스가 얼마 남지 않았다. 올해는 이런 저런 시끌벅적한 뉴스가 연말까지 계속됐다. 그래도 일 년에 한 번뿐인 크리스마스 시즌의 낭만을 놓칠 수는 없다. 도시의 겨울은 '빛'과 함께 찾아온다. 겨울의 '일루미네이션(illumination)'은 추운 겨울밤을 보다 포근하게 만들어주는 역할도 하고, 또 그 자체로 한 도시를 상징하는 명물이 되기도 한다. 12월이 되자 대구 도심 곳곳이 경관조명을 밝히고 연말과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한껏 내고 있다. 대구는 안전하고 쾌적하게 겨울 빛 여행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사람들이 좋아하는 명소가 있다. 그곳에선 사랑하는 사람들과 산책을 하면서, 또는 문화예술을 감상하면서 겨울이 주는 아름다움을 한껏 즐길 수 있다.

① 남구 앞산빨래터공원
 

사철 청량함 내뿜는 명산에 빠져들고…레트로 감성 넘치는 도심에 젖어들고…
지난해 열린 앞산 크리스마스 축제 모습. 〈영남일보 DB〉

대구 남구 앞산빨래터공원은 앞산에서 내려오는 깨끗한 물로 빨래를 하던 공간에서 이름 붙여졌다. 최근에는 재현된 옛 빨래터, 체육시설과 편의시설 등을 갖추면서 주민들의 도심 속 쉼터 역할을 하고 있으며, 공원 내 해넘이 전망대도 있어 관광지 및 축제의 장으로서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곳이다.

특히, 연말에는 크리스마스 느낌이 물씬 나는 겨울정원이 조성돼 풍성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 지난 12월2일 앞산빨래터공원에서 '2024 앞산 겨울정원' 개장식이 열렸다. 앞산빨래터공원에서는 내년 2월까지 일대를 대형트리를 비롯한 빛 조형물들로 밝히며 겨울정원을 연출한다. 겨울철 앞산빨래터공원에서는 관광객은 물론 지역주민들도 빛이 주는 낭만을 느낄 수 있다.

이달 21~22일에는 이곳에서 크리스마스 축제가 열릴 예정이다. 겨울정원에서 다양한 볼거리를 즐긴 후 앞산 카페거리에서 맛있는 저녁을 먹고 따뜻한 음료로 몸을 녹이면 완벽한 하루 관광코스가 된다.

  

② 북구 어울아트센터 야외공원

 

12월엔 경관조명 밝히고 성탄절 분위기
안전하고 쾌적한 '빛 여행지'로 안성맞춤

앞산 겨울정원 문 열어 풍성한 즐길거리
어울아트센터에선 산타마을 축제 펼쳐져

대구 어울아트센터는 대구 북구에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어울아트센터에서는 시즌별로 다양한 공연, 행사를 선보이는데 겨울에는 이곳 일대가 특별한 공간으로 변신한다. 바로 도심 속의 작은 '산타마을'이 되는 것이다. 귀엽고도 화려한 산타클로스와 대형 트리가 겨울밤을 밝힌다. 아름다운 빛으로 물든 어울아트센터 일원에서는 연말연시 '산타마을 빛 축제'가 열린다. 이번 축제는 '백설공주와 일곱난쟁이'가 주제다. 축제 기간 동안 다양한 볼거리와 이벤트를 만나볼 수 있다. 또 반짝이는 조명과 함께 '인생샷'도 남길 수 있다. 남녀노소 모두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지만, 어린이가 있는 가족이라면 더욱 잊지 못할 겨울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어울아트센터 야외공원 외에도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일대, 동성로와 중앙로 등 대구 곳곳에서 반짝이는 연말 경관조명을 만날 수 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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