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면허 지킬 리더는?”…의협 후보들, 위기 속 공약 발표
합동설명회 핵심 화두는 ‘의료 정상화’와 ‘회원 소통 강화’
제43회 대한의사협회 회장선거 후보자 합동설명회에 참여한 대구시의사회와 경상북도의사회원 등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대구시의사회 제공> |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제43대 회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이 19일 대구에서 정책과 비전을 두고 격돌했다. 대구시의사회관에서 열린 이날 합동설명회에는 5명의 후보가 참석해 각자의 공약과 리더십을 강조하며 치열한 논쟁을 벌였다.
후보들은 의료계 최대 현안인 의사 인력 증원 문제, 정부 의료정책 대응, 회원 간 소통 강화 방안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이날 설명회는 공통질문, 후보 간 상호질문 및 답변, 참석자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됐다.
◆후보들, 의혹 해명하며 리더십 강조
이번 선거에는 △김택우(기호 1번, 전국시도의사회장협의회장) △강희경(기호 2번, 서울의대 교수) △주수호(기호 3번, 미래의료포럼 대표) △이동욱(기호 4번, 경기도의사회장) △최안나(기호 5번, 의협 기획이사 겸 대변인) 등 5명이 출마했다.
김택우 후보는 비대위원장 시절 투쟁에 소극적이었다는 의혹에 대해 "당시 전공의 생계 지원과 법률 지원 등 다각도로 대책을 논의했으며, 회원 보호를 최우선으로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의사면허 취소 위기 속에서도 투쟁을 주도했다"며 책임 있는 리더십을 자임했다.
강희경 후보는 "다양한 직역과 국민과의 소통을 통해 의료계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며 강점을 부각했다.
더불어민주당과의 단독 토론회 개최 논란에 대해서는 "비대위에 공문을 보냈고 협조를 구했으나 반대가 있어 독자적으로 진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주수호 후보는 과거 음주운전 사망사고와 관련한 질의에 "9년 전 잘못을 겸허히 반성하고 있다"며 "회원들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강보험 당연지정제 철폐 공약에 대해서는 "임기 내 완성은 어렵지만, 목표를 명확히 설정해 차기 집행부가 이어갈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이동욱 후보는 투쟁 중심의 공약을 내세우며 "투쟁은 협상의 전제조건"이라며 강경 노선을 유지했다.
그는 "길거리 투쟁 초기에 소수였던 참여자가 점차 늘어나며 국민과의 연대가 강화됐다"고 말했다.
최안나 후보는 "임현택 전 회장의 탄핵 사태에 책임을 느끼며 의협이 바로 서는 데 헌신하겠다"고 밝혔다.
의협 내부 갈등에 대해서는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고, 앞으로도 회원 간 화합에 중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공통 질문·상호질문 통해 설전
후보들은 대구경북 지역 회원들의 관심사인 리더십 재정립, 의사 인력 문제, 정부 의료정책 대응 등을 놓고 열띤 설전을 벌였다.
김택우 후보는 강희경 후보의 시민단체와의 협력을 겨냥해 "시민단체가 국민을 대변하는 대표성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강 후보는 "충분한 소통을 통해 이해의 폭을 넓혔다"며 반박했다.
주수호 후보는 이동욱 후보의 투쟁 방식에 대해 "1년 동안 투쟁 인원이 크게 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동욱 후보는 "투쟁은 동력을 잃지 않고 지속돼 왔으며, 오히려 국민의 관심을 끌었다"고 맞섰다.
최안나 후보는 김택우 후보에게 "42대 집행부 시절 전공의와의 갈등을 제대로 중재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는 "전공의와 만남을 주선했지만 대화가 원활하지 않았다"며 "역할을 하지 않았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이번 선거는 내년 1월 2일부터 4일까지 전자투표로 진행된다.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1월 7~8일 결선투표로 최종 당선자가 결정된다.
의협 대구 합동설명회는 각 후보가 의료계의 미래를 위한 대안을 제시하며 회원들의 선택을 호소한 자리였다. 과연 누가 치열한 경쟁을 뚫고 제43대 회장 자리에 오를지 귀추가 주목된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강승규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