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ay Issue <1>] Today동상·공연으로 번진 좌우갈등
동대구역광장 제막식서 맞불집회 열려
반대측 "대구경북 벌써 9개…철거하라"
찬성측 "박정희 없었으면 이 나라 없어"
박정희우상화반대범시민운동본부가 23일 대구 동대구역 앞에서 박정희동상 설치반대 대구 시민대회를 열어 철거를 촉구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
볏짚을 든 형상의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이 23일 대구 동대구역 광장에서 마침내 모습을 드러냈다. 공개 직전까지도 동상 건립 찬반을 놓고 서로 충돌하자 경찰이 통제에 나서는 등 적잖은 혼란이 빚어졌다.
대구시는 이날 오후 2시 동대구역 앞 광장에서 박 대통령 동상 제막식을 열었다. 공개된 동상은 1965년 가을, 박 전 대통령이 추수에 참여했을 때의 모습을 형상화했다. 높이 3m 규모로, 예산 6억원이 투입됐다. 둘레석엔 '보릿고개 넘어온 길, 자나 깨나 농민 생각' '재임 18년 동안 모내기, 벼베기를 한 해도 거르지 않은 대통령' 등의 글귀가 새겨졌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인사말을 통해 "박정희 대통령 공과에 대한 역사적 평가가 두루 있다. 하지만 적어도 대구만큼은 박 대통령의 공에 대한 평가를 잊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구엔 2·28 기념공원과 기념탑, 국채보상공원이 있지만, 유일하게 산업화 정신 상징물이 없었다. 그래서 박 대통령 동상 건립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최근 동대구역 광장 소유·관리권을 두고 불거진 법적·절차적 하자 논란에 대해선 "동대구역 광장은 2017년 국토교통부, 국가철도공단으로부터 관리권을 이양받았다. 대구시가 115억원을 들여 여태 광장을 조성했다"며 "내년 초 정산이 끝나고, 대구시 쪽으로 소유권이 넘어온다. 관리권은 이미 대구시에 있다. 시 조례를 만들었고 관리권도 있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날 동대구역 광장엔 제막 행사에 앞서 동상 건립 찬성파와 반대파로 양분돼 맞불 집회가 열렸다. 대구시와 경찰은 각각 100여명, 400여명의 인력을 투입,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오후 12시30분쯤 범시민운동본부는 동대구역 광장에서 '박정희 우상화 반대 및 대구시장 규탄 시민대회'를 통해 동상 설치를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범시민운동본부 관계자는 "대구경북에 박정희 동상이 벌써 9개나 만들어졌다. 이것들이 모두 철거될 때까지 반대 운동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했다.
반면,'구국대구투쟁본부' 등 보수단체는 '박정희는 자유 대한민국이다' '건국대통령 이승만의 얼과 부국강병 박정희 정신을 이어가자' 등이 적힌 현수막과 태극기 등을 들며 동상설치에 대한 환영의 뜻을 표했다. 한 참가자는 "박정희 대통령이 없었으면 이 나라도 없다"고 했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구경모·장태훈·조윤화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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