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천국 Z세대 913명 대상 조사…연말 계획 1위도 '집콕'
연말 시즌에도 2명 중 1명은 ‘술 안 마셔’
알바천국이 Z세대 91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크리스마스·연말 계획' 결과. <알바천국 제공> |
"이번 크리스마스와 연말에 별다른 계획을 세우지 않았어요. 연인과 크리스마스와 연말 계획을 짜보려고 했는데 숙식을 고려하니 하루에만 20~30만원 가량이 사용돼 부담이 커서 그냥 집에서 쉬기로 했어요."
취업준비생 신모(여·26·대구 북구)씨가 "고물가가 계속되는 데다 고정적인 수입이 없는 상황인데 연말 특수까지 감당하고 싶지 않았다"며 던진 올 연말 계획이다.
연말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 세대) 다수가 크리스마스·연말에 특별한 계획을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소버 라이프(Sober Life)'의 확산 등으로 과도한 음주를 동반한 술자리도 지양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24일 '알바천국'이 Z세대 913명을 대상으로 '크리스마스·연말 계획'을 조사한 결과, 36.1%가 별다른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함께 즐길 이가 없어서(36.1%
·복수응답)란 답변이 가장 많았고 이어 △비용 지출이 부담스러워서(30.9%) △일상에 치여 특별한 계획을 세울 여유가 없어서(30.6%) △크리스마스 등이 특별한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서(28.5%) 등이 뒤를 이었다.
연말 계획이 있다는 응답자들도 '집에서 휴식할 것'이란 답변이 32.4%로 가장 많았다. '송년 모임, 연말 파티 등 참석'(25.2%)과 '외식'(24.5%) 등이 뒤를 이었고, '연말 시즌 단기 아르바이트를 구하거나 근무하겠다'는 답변도 22.6%나 됐다.
연말 시즌이면 술자리 등 모임이 많아지는 것이 관행처럼 여겨졌지만, Z세대의 생각은 달랐다. 연말 음주 계획도 '술을 전혀 마시지 않을 것'이라는 답변이 절반가량(46.0%)을 차지했다. 음주 계획이 있다는 응답자도 '나 홀로 혹은 여럿이 모여 취기가 오를 때까지 음주를 하겠다'는 이들은 22.3%에 불과했다.
이는 과한 음주를 지양하고 취하지 않을 정도로만 가볍게 술을 즐기는 '소버 라이프(Sober Life)'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술에 취하지 않은'이란 의미의 영어단어 'Sober'에서 파생된 신조어로, 알코올 섭취를 최소화하고 자신에게 맞는 적정한 도수의 술을 소량만 즐기는 방식을 뜻한다.
그 이유는 '건강'이다. 응답자의 55.7%(복수응답)가 '건강을 챙기면서 적당히 음주를 즐기고 싶어서'라 답했다. 이어 맛있는 술을 자율적으로 마실 수 있어서(46.6%), 술을 강요하는 분위기가 줄어들 것 같아서(35.9%)란 답이 뒤를 이었다.
직장인 정모(27·대구 북구)는 "사회초년생이라 회식 등 모임은 여러 차례 생겼으나 모두 간단한 술자리로 바뀌었다"며 "대부분 또래들이 술을 먹는 문화를 선호하지 않아서 술은 가볍게만 마시고 카페를 가거나 해산하는 등의 분위기가 확산되는 모습이다"라고 전했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이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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