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구경북지역 대출시장에서 부동산 집중화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이 총대출이나 기업대출, 가계대출 증가율을 월등히 상회하면서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역효과가 우려되고 있다.
30일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가 발표한 '금융기관 여수신 동향'에 따르면 2011년 1분기 11조5천407억원이던 대구경북 예금은행 주택담보대출 규모는 올 10월 45조2천513억원으로 392%나 급증했다. 이는 같은 기간 총대출 증가율을 크게 앞서는 수치다.
2011년 1분기 60조8천443억원이던 대구경북 예금은행 대출 잔고는 2016년 104조2천668억원으로, 100조원을 돌파한 뒤 올 10월 기준 163조8천821억원으로 늘어났다. 증가율은 269%였다.
특히 대구경북지역 주택담보대출은 경제 미래성장동력을 가늠할 수 있는 기업대출 증가율을 크게 앞섰다. 대구경북 기업대출은 2011년 1분기 40조4천467억원에서 올 10월말 102조 8천29억원으로 254% 늘어나 주택담보대출 증가율보다 100%포인트(p) 낮았다.
이 기간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가계대출은 20조3천977억원에서 59조5천267억원을 292%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이 모집단인 가계대출 증가율을 큰 폭으로 능가하면서 가계대출 내 주택담보대출 비중도 크게 높아졌다. 2011년 1분기 57% 수준이던 가계대출 내 주택담보대출 비중은 부동산 경기 활황세를 거치면서 2016년말 70%를 돌파하더니 올 10월말 76%를 넘어섰다.
금융권이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을 기준으로 대출한도를 정하는 것을 감안하면, 급전이 필요한 일반 가계에서 대출할 수 있는 자금 규모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금융권의) 부동산시장 대출 집중은 효율적 자원배분이라는 금융 본연의 역할을 감안할 때 방향성에 적지 않은 문제가 예상된다"면서 "금융권의 대출 배분이 기업의 부가가치나 생산성 향상에 보다 집중할 수 있는 정책 마련이 필요한 시기"라고 진단했다.
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
홍석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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