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음성기록장치 자료 추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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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전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탑승객 유가족들이 사고 현장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 |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폭발 참사의 피해 규모를 키운 것으로 알려진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의 기반이 된 콘크리트 구조물(둔덕)과 관련해 전국 공항 시설에 대한 전수 조사가 진행된다.
항공 안전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는 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주항공 참사 관련 브리핑에서 "전국 공항에 설치된 항행 안전시설에 대한 재질 조사 등을 통해 현재 현황을 파악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방위각 시설은 항행 안전시설의 일종으로 항공기가 활주로에 착륙할 때 정확한 방향을 확인할 수 있도록 돕는 장치다. 이번 참사 당시 사고기는 방위각 시설의 기반인 콘크리트 구조물과 충돌하면서 기체가 크게 파손되며 화염에 휩싸였다.
국토부에 따르면 콘크리트를 사용한 시설 구조는 20여년 전 무안공항 설계 당시부터 적용됐는데, 당시 설계 및 시공은 국토부와 서울지방항공청의 발주로 1999년부터 금호건설 컨소시엄에서 맡았다. 국토부는 "최초 사업을 시행한 금호건설이 어떤 시공 방법을 택했는지 등을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당초 국토부는 지난달 30∼31일 브리핑에서 무안공항 방위각 시설이 규정상 문제가 없으며, 미국 로스앤젤레스(LA) 공항, 스페인 테네리페 공항 등 해외 공항에도 유사한 콘크리트 구조물이 다수 발견된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그러나 브리핑 이후 국토부 고시인 공항·비행장시설 이착륙장 설치기준 상에는 '방위각 시설이 설치되는 지점까지 (구조물이 부러지기 쉽게 만들도록 한) 안전구역을 연장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는 반론이 제기됐다. 더불어 항공업계 등에서는 위성 사진을 근거로 LA 공항 등에 실제로는 콘크리트 재질 둔덕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는 의혹도 일었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외국 공항 사례도 포함해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등 주요 선진국 규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빠른 시일 내 별도 설명하겠다"며 "우리가 보유한 자료상에는 그렇게 돼 있는데 외국 공항에 콘크리트 둔덕이 없다는 주장이 있기 때문에 다시 보완해 말씀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제주항공 참사 항공기의 조종실 음성기록장치(CVR) 자료 추출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는 "음성기록장치에 저장된 자료의 추출을 완료했다. 오늘 음성파일 형태로 전환하는 작업에 착수한다"며 "최대한 조속히 음성 추출 작업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녹음 파일은 공개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국토부는 "조사과정에 매우 중요한 자료인데, 조사가 진행 중인 상태에서 증거자료가 노출되는 것이 공정하고 정확한 조사 진행에 문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활주로 연장사업으로 활주로 전체 길이가 짧아졌다는 지적에 대해선 "총 활주로 길이 2.8㎞에서 공사를 위해 300m 짧아진 2.5㎞로 운영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항공고시보에 이러한 내용은 이미 고시된 상태"라고 답했다.
한편 이날 제주 여객기 참사 희생자 179명에 대한 신원이 전원 확인됐다. 현재 임시 안치소에 198명을 안치 중이며 장례식장으로 총 11명이 이송됐다.
구경모기자 chosim34@yeongnam.com

구경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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